한국 튀니지 경기 중계나선 송종국-김성주-안정환
"기성용 선수 드리블보단 패스가 빠르죠. 기성용 선수 느려요 느려요." "운동장 안에서 감독이 없네요. 한국대표팀"
전 축구국가대표 안정환이 해설위원으로 그 매력을 뽐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지난 28일 서울에서 펼쳐진 한국과 튀니지 경기에서 안정환은 거침없는 독설을 쏟아냈다. '안정환 어록'까지 등장할 정도다.
이날 한국은 튀니지에 맞서 고군분투했지만 전반 44분 튀니지 미드필더 다우아디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0-1로 패하고 말아 축구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김성주·안정환·송종국 3인 중계 체제를 구축한 MBC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중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3인 방송의 새로운 실험 무대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경기 직후 송종국 위원은 경기에 패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국가대표팀에 대해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그는 "출정 경기에서 지는 경우가 많지 않기에 경기 내용이 무척 아쉽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본선무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제 평가전으로 문제가 뭔지를 파악했으니까 남은 기간 동안 고쳐나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해설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날 중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건 첫 A매치 중계와 첫 라이브를 깔끔하게 소화해 낸 안정환 위원이다.
시청자들은 안정환 위원의 촌철살인 같은 속풀이 버럭 해설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선수 개인에 대한 스타일 분석과 세계적인 축구의 흐름에 대한 정확한 지적, 국가대표 선배로서 지금은 평정심을 유지해야 할 때라든지 답답함을 표하며 상황에 맞는 말을 절묘하게 쏟아냈다.
안 해설위원은 "기성용 선수 드리블보단 패스가 빠르죠. 기성용 선수 느려요. 느려요." "운동장 안에서 감독이 없네요. 한국대표팀" "수비수의 눈이 없는 곳에 공격수가 있어야 한다."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해라." 등 안정환 어록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안정환 위원이 "올라가야죠. 좋아요. 느려요." 등의 특유의 말들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3인 방송으로 새로운 실험에 도전한 MBC는 이번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각자 자신의 개성과 표현 방식으로 시청자에게 어필하면서 중계방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격수 출신 안정환 위원, 수비수 출신 송종국 위원이 각자의 포지션별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역할을 분담하면서 보다 세밀하고 전문성 있는 분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