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명동 라이프스타일 체험 센터/CJ올리브영 제공
대학생 김태희(25·여)씨는 드럭스토어를 자주 방문한다. 화장품은 물론 음료수나 과자 같은 먹거리, 간단한 약, 생활용품까지 모두 한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모션도 자주 해 편의점이나 일반 화장품 매장보다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학교 앞에 드럭스토어가 무려 네 개나 있다 보니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김씨처럼 드럭스토어를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 업계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드럭스토어'란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을 비롯해 화장품·건강보조식품·각종 생활용품과 식품, 음료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처음 등장한 미국에서는 약국과 편의점을 합쳐놓은 개념으로 간주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업계 초창기 의약품의 소매점 판매 금지로 인해 약품보다는 건강·미용용품을 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헬스앤뷰티(Health&Beauty;)스토어의 개념에 가깝게 자리 잡았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스스로를 '헬스앤뷰티스토어'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드럭스토어의 인기 비결은 일반 브랜드숍보다 제품 선택의 폭이 넓은 데다 건강기능식품부터 화장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이들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도 크게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곳곳에 위치해 있어 어느 장소에 가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과열 경쟁으로 성장세 더뎌질듯
우리나라 드럭스토어 업계는 1999년 CJ올리브영이 최초로 매장을 연 후 더블유스토어, GS왓슨스 등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다. 이후 점차 성장을 거듭하더니 최근에는 유통채널 강자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지난해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까지 1000억 원을 밑돌던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 규모는 2012년 5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2007년 이후 연평균 47%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기존 유통채널이 포화상태로 성장세가 더뎠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판로 개척을 고민하던 유통 대기업들이 드럭스토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롯데가 롭스 브랜드를 론칭했고 홈플러스도 진출을 선언했다.
이처럼 신규 업체가 등장하면서 올해 드럭스토어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더블유스토어를 운영 중인 코오롱웰케어는 올해 대대적인 추가 출점을 예고했다. 지난해 새 점포를 열지 않았던 신세계 이마트의 분스 역시 올해 새 매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시장 진입 2년차인 막내 롭스 역시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이 예상된다. 공식적으로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다수의 회사들이 업계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제 불황속에 드럭스토어 시장의 성장세는 조금 더뎌지고 있는 추세다. 2013년 전체 시장 규모는 7000억원으로 2012년까지의 성장률에 비해 성장 속도가 크게 줄었다. 업계 1위인 CJ올리브영 역시 지난해 30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추가 출점 비용이 늘어났고 판촉비 역시 증가했기 때문이다. 드럭스토어를 변종 SSM으로 간주하는 추세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한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오히려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