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빠진 자리 '재미' 더해
다양한 소재 다룬 작품들 눈길
어떤 장르를 다뤄도 한국 드라마엔 사랑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는 것은 옛말이 될 듯하다.
최근 주요 줄거리에 남녀간의 연애보다 다른 부분에 무게를 둔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JTBC 월화극 '유나의 거리'는 2014년판 '서울의 달'로 불릴 만큼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담아냈다. 극중 소매치기 강유나(김옥빈)는 서른 살 백수 강창만(이희준)과 러브라인을 형성하지만 이들과 같은 다세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꽤 크다. 특히 전직 건달·꽃뱀·배우 지망생 등이 직업·성별·나이까지 천차만별인 개성 만점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유나의 거리'를 더욱 재미난 드라마로 만들어준다.
MBC 수목극 '개과천선'은 승소만이 유일한 삶의 이유였던 대형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 김석주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후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내용이다. 김석주(김명민)의 곁에는 인턴 이지윤(박민영)이 늘 함께하지만 극 중반에 접어든 지금까지 특별한 '연애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또 5회부턴 석주의 약혼녀 유정선(채정안)이 등장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애정이 아닌 정략적 이해관계가 더 크게 얽혀 있다. 특히 '개과천선'은 실제 일어났던 극에 녹여내 리얼리티를 더했으며 긴장감 넘치는 법정신은 한국 법정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최초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OCN 일요극 '신의 퀴즈'는 법의관 사무소 엘리트 의사들이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메디컬 범죄 수사극이다. '신의 퀴즈4'가 앞선 시즌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주인공 한진우(류덕환)와 강경희(윤주희)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그려지고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감초역할 정도이며 전체적인 이야기는 철저히 추리에 맞춰져 있다. '신의 퀴즈'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세련된 연출로 드라마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