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교구 소속 박성구 신부(왼쪽 둘째)와 작은예수회 대표단이 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바티칸으로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교구 소속 박성구 신부와 작은예수회가 2일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으로 출국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방한 때 충북 음성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기 위해서다.
작은 예수회 관계자는 이날 "박성구 신부, 권오은 요셉의집 사무국장, 최지철 화곡공동체 시설장, 봉사자 등 대표단 6명이 오후 1시10분 러시아항공 SU251편으로 인천공항을 출국, 로마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교황이 각종 횡령 등의 의혹을 받는 음성 꽃동네를 방문하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교황청 한국주재대사관에 전달하고 현지 언론매체와 인터뷰할 예정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교황청 대사관 앞에서 배임·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꽃동네' 오웅진 신부의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박 신부는 "음성 꽃동네의 부정과 비리를 밝히지 않으면 8월16일 교황의 꽃동네 방문은 세계적인 망신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검찰은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청해진해운의 실 소유주인 유병언 일가를 수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유병언이 신도들의 헌금을 개인적으로 횡령한 혐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영농조합을 이용해 전국 요지의 땅을 매집해 투기를 한 혐의다"며 "'부동산 재벌' 오웅진 신부 역시 이와 같은 사례다. 즉각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작은 예수회는 1984년 경기도 파주에 '운정 사랑의 집'을 운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80여 곳의 장애인 생활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음성지역 주민 등은 지난해 7월 오 신부 등이 수백만평의 땅을 자신과 꽃동네 관계자의 명의로 구입한 뒤 2009년 오 신부가 대주주로 있는 농업회사 법인 꽃동네 유한회사에 넘기는 등 횡령 의혹이 있다며 청주지검 충주지청에 고발장을 접수한 바 있다. 충주지청은 지난 1월 오 신부 등을 불기소 처분했고, 음성 주민은 대전고검에 항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