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속에 치러진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외형적으로는 '선전'했다고 할 수 있지만 '승리'라고 하기에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5일 오전 4시 현재 부산과 경기, 충북, 강원 등 접전지의 최종 승자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17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절반이 넘는 9곳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충청권을 싹쓸이해 '중원'에서 교두보를 확실히 구축하고 현역 의원 한 명 없는 강원도도 힘겹게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속의 위협을 받던 텃밭 광주도 수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민심의 바로미터격인 수도권 3곳 가운데 인천시장 자리를 내주고 서울 1곳만 사수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조성된 여권에 대한 민심이반 흐름에도 불구, 당 차원에서 전면에 내걸었던 '세월호 심판론'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내에서도 "불완전한 승리" "지고도 이긴 선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선거전 막판으로 가면서 '박근혜 대통령 동정론'이 수도권에서 일정부분 먹혀들면서 보수층의 결집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전체 성적표'로 볼 때 2016년 총선에서의 승리, 2017년 정권 교체로 이어지는 수권정당 목표에 한걸음 다가섰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수도권에 '구멍'이 생기면서 향후 항로가 순탄하리라고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충청권 석권과 강원·광주에서의 승리로 리더십 위기라는 고비를 넘겼다. 안 대표는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으로 치러진 광주시장 선거에서 측근인 윤장현 당선인이 낙승, '체면치레'를 하며 직접적인 책임론은 비켜가게 됐다.
이에따라 김·안 지도부는 정부의 '무능·무책임'을 내걸고 정국 주도권 확보를 시도하며 7·30 재보선 승리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올린 것을 놓고 계파간 설왕설래가 이어지면서 선거 승패를 둘러싼 내홍이 불거지는 등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인천을 탈환하고 선거 직전 일부 여론조사에서 역전을 허용했던 부산, 경기에서 승리 분위기가 일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세월호 참사 속에서도 우리가 선방했다고 본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마지노선은 부산과 경기를 사수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경기 한 곳만 지켜도 '완패'는 면할 수 있다는 게 자체 기준이었지만 인천까지 승리해 야당과 2 대 1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드러내놓고 표현은 않지만, 선거 결과에 어느 정도 만족해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