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올해 하반기 경제회복에 환율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4월 소비자판매는 전년대비 1.7% 감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3.7%로 제시하기도 했다.
앞으로 관건은 환율 하락세가 얼마나 장기화되느냐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경제 회복의 가장 큰 변수로 환율과 소비를 지목했다.
원·달러 환율은 1020선 아래로 또다시 떨어지면서 세자릿수 환율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보다 2.5원 내린 1018.0원으로 장을 출발해 전거래일 보다 4.3원 하락한 1016.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원고-엔저가 동시에 장기적으로 발생한다면 국내 경제에 가장 큰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원화 강세의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다. 다만 환율이 당분간 세자릿수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러당 900원대의 세자릿수 환율은 지난 2008년 7월 11일 이후 단 한 번도 도달하지 않은 영역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이 1015∼103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마 연구원은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물량과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에 대한 부담이 커졌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파른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한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이 1010∼1025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당국의 개입 강도를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