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이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날 때 빈털터리였다고 털어놨다.

클린턴 전 장관은 9일(현지시간) ABC 방송 앵커 다이앤 소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부부는 2001년 퇴임 당시 변호사 비용 등으로 수백만 달러의 빚을 졌다. 또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비용과 첼시(딸)의 교육비를 대느라 암울하고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고 밝혔다.

대통령 봉급과 인세 등을 생각하면 언뜻 '빚쟁이 클린턴' 부부의 모습을 떠올리기 어렵다.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9년을 기준으로 이들 부부는 40만 달러 이상의 합산 소득을 신고했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 사건 소송 등으로 1200만 달러의 부채를 떠안게 됐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 같은 의구심은 쉽게 풀린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과 함께 각종 강연을 통해 2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를 벌어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돈을 벌기 위해 강연하는 것은 대기업이나 특정 단체의 로비스트나 컨설턴트가 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의 강연료는 회당 20만 달러(약 2억원)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퇴임 후 워싱턴DC 북서쪽의 285만 달러짜리 집과 뉴욕주 채퍼쿠아의 170만 달러 상당의 저택을 구입했다. 외동딸 첼시는 스탠퍼드대에서 학사, 컬럼비아대에서 석사,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새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 판매를 10일 시작한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저술과 강연 등 다양한 사회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