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당인동의 서울화력발전소 지하화 계획을 두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 간 해묵은 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지역 주민들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의 화력발전소 지하화가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불안 요소를 지니고 있다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와 발전소 측은 이중 안전장치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화력발전소 폐쇄 주민대책위원회'는 10일 "세월호 참사를 전후로 안전사고가 잇따라 재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고, 결정적으로 지난달 중순 발전소의 6만kw짜리 대형변압기에서 난 불로 불안이 가중됐다"며 "최근 발전소 측과 만난 자리에서 지하발전소 건립 계획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서울화력발전소는 1930년 건립된 국내 첫 화력발전소다. 현재는 서울 반포·여의도·마포 등지 7만 가구에 난방열과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중부발전은 2016년까지 1조180억원을 들여 지하 30m의 암반층까지 땅을 파 400㎿급 발전설비 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지상에는 생활체육시설·도서관·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한다.
이 사업은 2006년 정부의 제3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수립됐지만, 안전성 문제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지자체, 주민들이 갈등을 겪다가 7년 만인 지난해 6월에야 첫 삽을 떴다.
대책위 측은 "대규모 부지의 지하를 30m 깊이로 파 발전설비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검증이 안 된 사업인 만큼 안전성 확보가 필수"라며 "발전소 측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홍보할 뿐 불안 해소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화력발전소의 원료인 천연액화가스(LNG)는 공기보다 가벼워 지상에서는 노출돼도 흩어져 사고 시 피해가 적지만 지하에선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대책위의 주장이다.
하지만 발전소 측은 "새로 들어설 지하발전소에는 LNG 중간저장탱크가 별도로 있지 않기 때문에 지하에서 폭발할 위험이 없다"며 "또 배관을 통해 공급되는 가스가 조금이라도 누출이 되면 즉각 밸브가 차단되도록 설비를 갖추고, 자동 환기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