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에서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이색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름하여 '아내 없이 축구보기'. 남성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아내에게 축구광의 열정을 담은 계약서를 보낸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TV로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서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미하일 신데예프는 "축구를 향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아내에 대해 불평하는 남편이 많다"며 "이는 부부 갈등의 원인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편과 아내 모두 행복하게 월드컵 기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웹사이트를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남성들이 아내 없이 축구보기 웹사이트에 가입을 하면 아내에게 e-메일로 계약서가 발송된다.
계약서는 이번 월드컵 기간 러시아 대표팀의 축구 경기가 있는 날 남편에게 상점 다녀오기 심부름, 설거지, 청소하기, 아이 돌보기 등의 집안일을 부탁하지 않고 잔소리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아내가 이 계약서에 서명을 하면 남편은 아내없이 축구 보기 웹사이트의 정회원이 된다.
신데예프는 "이 사이트는 남편이 축구 경기를 보는 동안 아내를 돌봐주는 일종의 아내 돌봄이 사이트"라며 "여성들은 사이트에서 사이버 브라질 관광, 포르투갈어 배우기, 아내 전용 수다방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이트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퀴즈 대회도 열고, 우승자 2명에게는 상품으로 브라질 여행권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남성들의 간절한 바람을 담은 진지한 프로젝트"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계약서에 동의했지만 계약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나쁜 아내'를 위한 조치도 마련돼 있다.
신데예프는 "우리는 아내에 대한 불평을 털어 놓을 수 있는 특별 전화를 운영 중"이라며 "이곳으로 전화를 걸면 직원들이 상담을 통해 남편이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아내를 설득한다"고 말했다.
/미하일 네쉐베츠 기자·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