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양시멘트, STX팬오션 등의 부도 여파로 신용등급 하향이 잇따르면서 투자적격등급의 마지노선인 'BBB' 구간의 기업 부도율이 1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2013년 신용평가회사 신용평가실적 분석'에 따르면 투자적격등급의 부도율은 0.50%로 지난 2011년 이후 연속 상승했다.
투자적격등급 부도율은 2004년 이래 2010년까지 2006년 0.30%, 2008년 0.29%를 제외하곤 모두 0%를 기록했으나 2011년 0.23%, 2012년 0.41%로 3년 내리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BBB등급 구간의 부도율이 142건 평가 중 5건(3.52%)으로 1998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BBB-등급의 동양시멘트 평가 2건과 BBB+의 STX팬오션 평가 3건이 해당된다.
2011년 A등급 이상의 연간 부도율이 0%이고, BBB등급이 1.69%였다가 2012년에는 A등급 이상이 0.58%, BBB등급이 1.57%로 A등급 이상의 부도율도 높아졌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웅진홀딩스, STX팬오션, 동양시멘트의 부도 등으로 건설·해운업을 중심으로 투자적격등급의 등급 하향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A등급 이상이 다시 0%로 낮아진 반면, BBB등급은 3.52%로 훌쩍 뛰었다.
투기등급의 부도율은 6.42%로 전년 15.66%에서 크게 하락했다.
다만 2012년 투기등급 기업이 83곳이었으나 지난해 109곳으로 예년 수준을 회복해 부도율 변동폭이 커진 측면도 있다.
투기등급 부도 급감의 영향으로 지난해 연간 부도율은 1.08%로 전년 1.62%보다 하락했다.
연초 신용등급을 연말까지 유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신용등급유지율'은 A 등급 이상에서는 전년 대비 소폭 늘었으나 BBB등급에서는 2011년 이후 연속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BBB등급의 유지율은 2010년 54.03%에서 2011년 82.20%로 껑충 뛰었으나 2012년 78.74%로 하락한 뒤 지난해에도 71.83%로 낮아졌다.
신평사 3사의 비율은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한국기업평가(75.83%)와 한국신용평가(75.76%), NICE신용평가(75.95%)의 평균 신용등급유지율은 75.85%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국내 신용평가 4곳의 신용평가 부문 매출액은 814억원으로 전년 905억원보다 91억원(10.1%) 감소했다.
회사채와 ABCP 발행 규모가 각각 12조4000억원, 35조8000억원 크게 줄어든 것이 매출 감소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시장 점유율은 NICE신용평가가 33.9%로 가장 컸으나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각각 33.2%, 32.8%로 3사가 균점하는 경향이 높았다.
지난해 신평사가 평가한 회사채 발행 업체 수는 총 1110곳으로 전년보다 62곳(5.9%) 증가했다.
이 가운데 투자적격등급 업체 수는 1001곳으로 전년보다 36곳(3.7%) 늘었으나 투기등급 업체 수가 109곳으로 전년보다 26곳(31.3%) 급증했다.
투자적격등급은 AAA~BBB 등급을 말하며 투기등급은 BB~C등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