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수도 바그다드의 턱밑까지 진격한 가운데 미국이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겠다며 압박에 나섰다.

이미 이라크 중앙정부 관할 지역 중 30%를 장악한 ISIL은 12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90㎞ 떨어진 둘루이야 마을까지 진격했다.

10일 이라크 제2도시 모술을 장악한 데 이어 이튿날 사담 후세인의 고향이 티크리트까지 수중에 넣으며 남진을 계속해 바그다드 목전까지 이른 것이다.

게다가 ISIL의 진격을 틈타 북부의 쿠르드자치정부가 중앙정부와 관할권을 놓고 다퉈온 키르쿠크 지역을 장악하는 등 이라크의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며 대응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는 분명히 위급 상황"이라며 "국가안보팀이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군사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포함해 모든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인기 공습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 미국은 국가안보 이익이 위협받을 경우 군사행동을 할 준비도 돼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국은 당장 이라크에 지상군을 투입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지원 강화를 약속했으나 구체적인 지원 내역을 언급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