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한국경제가 3.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정부가 내놓은 3.9%와 한국은행이 제시한 4.0%, KDI가 전망한 3.7%보다 낮은 수치다.

19일 하나금융연구소는 '2014년 하반기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국내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3%대 중반의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며 "다만 민간소비 등 내수회복 제한과 수출의 경기 견인력 약화로 성장속도가 상반기에 비해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항목별로는 민간소비의 경우, 세월호 참사로 인한 소비위축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가계부채 부담 같은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제한적인 회복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설비 및 건설투자는 제조업 유휴설비 존재와 기업 수익성 개선 부진, SOC 예산감소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수출의 경우, 선진국에 대한 내구재 수출과 신흥국에 대한 기계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으며 수입 또한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이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는 총수요 여건 개선 등으로 물가수준의 상승이 예상되지만 ▲원화 강세기조 ▲국내 내수부진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 등으로 2%에 미치지 못하는 저물가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의 경우 내수부진과 수요측 물가압력 부재 등으로 상당기간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쳤다. 시중금리는 상반기와 비슷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김완중 연구위원은 "대내외 경기가 기존 예상경로에서 벗어나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될 경우 시중금리가 전구간에서 하향 조정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에도 하락 압력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세 자리대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심 ▲환율 쏠림현상에 대한 부담 ▲원·달러 환율의 중장기적 균형수준 등을 감안해서는 어렵다는 것이다.

장보형 연구위원은 "QE 종료 및 출구전략 우려 등으로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재연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성장속도가 둔화됨에 따라 '내수부진과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800억 달러를 상회하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1%대의 저물가 장기화는 내수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경제의 어두운 그림자"라며 "확장적 재정 및 통화정책 기조 유지로 총수요가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계부채 구조조정(de-leveraging)과 투자활성화 대책 등을 통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회복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