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의 여동생이 롯데마트 납품을 빌미로 중소기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챙겼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서영민 부장검사)가 리베이트를 챙기거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롯데홈쇼핑 임직원 10명을 적발해 신헌(60) 전 롯데쇼핑 대표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전·현직 MD 3명을 불구속 기소한 것에 이어 롯데그룹 안밖에 걸쳐 비리가 퍼졌다는 비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홈쇼핑 비리가 불거진 직후인 지난 4월 초 과거의 잘못된 거래관행에 의해 만연된 비리 사건은 아니었는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그룹 차원의 내부 감사 시스템에 제도적인 허점이 있었는지도 점검하도록 하는 한편 롯데홈쇼핑 뿐만 아니라 그룹사 전 사업 부문에 대한 비리 감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던 신동빈 회장(사진)의 위상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재계와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유통사업자 김모(49)씨는 전날 이 부회장의 동생 이모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김씨는 "작년 초 지인의 소개로 이씨를 만났는데, 이씨가 롯데마트 고위 임원을 통해 협력업체 등록을 시켜주겠다면서 중소형차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씨가 롯데마트 담당자를 만나면 나와의 관계를 '사돈'이라고 이야기하면 된다고 했다"고도 말했다.
김씨는 이씨의 말을 믿고 이씨에게 아반테 차량을 리스해주는 한편 자동차 보험료 까지 대납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하순 롯데마트 상품기획자(MD)와의 만남에서는 성과를 보지 못했고 결국 파산지경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 측은 사기 의혹이 김씨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롯데마트 측은 "MD 심사에서 상품 경쟁력이 부족해 탈락했던 것이고, 당시 이 부회장은 물론 고위임원들 누구로부터도 김씨를 챙겨달라거나 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면서 "김씨에게 협력업체 등록을 약속한 사람이 이 부회장의 동생이 맞는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 막 고소장이 접수된 상황이라 당장은 조사가 이뤄진 것이 없다"면서 "조만간 관계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