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프로야구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21~22일 KIA와 두산의 잠실 경기가 연속으로 6회 강우콜드게임으로 끝났다. 사상 처음이었다. 비의 혜택을 받은 쪽은 KIA였다. 5회까지 리드를 잡은 덕택에 연승을 거두었다. 주말 3연전을 모두 잡았고 시즌 첫 4연승을 달렸다.
비의 혜택이었지만 3연전에서 KIA의 경기내용은 탄탄했다. 개막 후 마운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수비와 주루에서 허술한 야구로 4강권에서 일찌감치 멀어졌다. 홈페이지 게시판은 팬들의 비난으로 도배됐다. 모처럼 4경기에서 선수들은 빈틈없는 경기를 했다.
여기에서 에이스 양현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양현종은 지난 19일 넥센과의 광주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나 강습 타구에 왼쪽 허벅지를 맞고 쓰러졌다. 워낙 강하게 맞아 통증은 심했고 무릎은 욱신거렸다. 다들 경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대로 강판해도 탓할 사람이 없었는데도 양현종은 볼을 던지겠다고 고집했다. 다리를 절룩거리면서도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그것도 단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런 양현종의 근성은 동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날 3-1로 승리하며 3연패 위기를 벗어났다.
양현종 진짜 효과는 주말경기에 나타났다. 데니스 홀튼, 김병현, 임준섭 등 선발투수들이 모두 호투하며 승리를 따냈다. 김병현은 간절함이 얼굴에 가득했고 혼신의 힘을 던지며 이적 첫 승을 따냈다. 40일 만에 승리를 따낸 홀튼이나 4승을 올린 임준섭도 마찬가지였다. 타자들은 찬스에서는 상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리더는 팀을 바꾼다. 아직 젊은 양현종은 개막부터 어깨에는 무거운 에이스의 짐을 짊어졌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진정한 에이스의 길을 가고 있다. 잘나가는 팀에는 훌륭한 리더가 많다. 삼성이 그렇고 NC도 마찬가지다. 신뢰를 받는 리더는 한곳으로 뭉치게 만든다. 이런 리더는 비단 야구단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