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후보자 직을 자진사퇴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문을 연 뒤 기자회견 말미에 "지금 시점에서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을 도와주는 일이다"고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총리로 지명된지 14일 만이다.
그는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 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며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께서 앞으로 국정 운영을 하시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또 이 나라의 통합과 화합에 조금이라도 기여코자 하는 저의 뜻도 무의미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후보자는 "민주주의의 신봉자다.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며 "민주주의는 국민과 법치라는 두가지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법을 지켜야할 국회가 법으로 정해진 청문회를 부정하고 사퇴를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한 정치권에 불만을 드러냈다.
또 "저널리즘의 기본은 사실보도가 아닌 진실보도다. 어느 한 문장만 가지고 보도를 한다면 사실보도라 할지라도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며 자신에 비판을 가한 언론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신앙의 자유도 언급하며 교회 강연에서 한 말이 논란거리가 된 것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특히 그는 "그동안 자신과 가족들이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친일논란과 관련해 "조부 문남규씨는 3·1운동때 만세를 부르다 사망한 독립유공자다.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의 손자"임을 강조했다.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총리후보가 낙마한 것은 세번째가 됐다. 정부 출범 직전 내정된 초대 총리후보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재산 문제 등으로 사퇴했다. 지난 5월에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총리 후보로 내정됐으나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여 스스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