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균 기준초과 및 대장균 검출 제품/한국소비자원 제공
최근 건강식으로 인기를 얻으며 백화점과 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생식과 선식 제품 가운데 상당수가 식중독균과 대장균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24일 시중에 유통 중인 생식과 선식 각 15개씩 총 30개 제품의 위생도를 시험한 결과 9개 제품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실러스 세레우스 기준치의 적게는 1.2배에서 크게는 20배 이상의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발견됐으며, 3개 제품에서는 대장균이 각각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식품을 부패·변질시키고, 구토형 식중독 또는 설사형 식중독을 일으킨다.
식품위생법상 생식과 선식은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g당 1000마리 이하로,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소비자원의 검사에선 선식은 15개 중 6개 제품이, 생식은 15개 중 5개 제품이 이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돼 판매 업체의 위생관념 부족이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판매 유통별로는 생식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제품은 위생적으로 문제가 없었지만 온라인 판매 제품은 11개 중 5개 제품(45.5%)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식중독균 또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반면, 선식은 온라인 판매 제품(7개 중 2개 부적합)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백화점·대형마트)에서 즉석 제조·판매하는 제품(8개 중 4개 )의 위생상태가 더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합 제품을 판매한 곳은 롯데백화점(분당점)·롯데마트(수지점)·신세계백화점(경기점)·AK백화점(분당점) 등 4개 매장이다. 이들 업체들은 이미 여름철을 맞아 매장 집중 위생관리을 벌이다고 홍보했지만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백화점과 마트에서 즉석 제조해 판매하는 선식은 '즉석판매제조식품'으로 분류돼 원재료 성분·유통기한 등의 표기를 생략할 수 있어 안전 측면에서 취약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선식처럼 소비자가 구매 후 비교적 장기간 보관하면서 먹는 식품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표시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곰팡이독소 시험 결과 30개 중 13개 제품에서 곰팡이독소의 일종인 제랄레논이 20.85∼85.21㎍/㎏ 수준으로 검출됐다.
국내 곡류가공품 허용기준치(200㎍/㎏)와 비교하면 안전한 수준에 포함된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의 허용기준치(75㎍/㎏)를 적용할 경우 3개 제품은 초과된 것이다.
소비자원은 생식과 선식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기준 위반 제품을 자발적으로 회수하고 판매를 중단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이와 함께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즉석 판매 제조식품에 대한 표시기준 강화, 생·선식류 곰팡이 독소 기준 신설 등 제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