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23일 자살 시도 직후 병원으로 후송한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범 임(22) 병장의 병원 도착 당시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가짜 임 병장'을 내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임 병장이 자살 시도 직후 생포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대부분의 신문과 방송이 내보낸 사진은 결국 가짜인 셈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당시 구급차 4대를 준비해 2대는 아산병원으로, 2대는 동인병원으로 가게 했다"며 "아산병원에서도 진짜 임 병장이 탄 119 구급차는 지하의 물류창고를 통해 응급실로 향했고, 가짜 임 병장이 탄 군 구급차는 응급실 정문으로 갔다"고 밝혔다.
들것에 실린 채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늘색 모포를 덮고 있던 장병을 임 병장으로 취재진이 오인하도록 응급실로 이송하는 흉내까지 냈다. 그 사이에 진짜 임 병장은 이미 응급실로 들어간 상태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산병원 측에서 '응급실 앞에 취재진이 많아 진료가 제한되니 별도의 통로를 준비하겠다'면서 국군강릉병원에 가상의 환자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런 내용이 국군강릉병원장인 손모 대령에게 보고됐고 그렇게 하기로 협의가 됐다"고 해명했다.
또 "아산병원은 응급실로 들어가는 길목이 좁아 구급차가 들어가기 어려웠고 임 병장의 혈압도 매우 위험한 수준이어서 곧바로 처치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며 "이런 점 때문에 아산병원에서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포토라인을 만들어 통제했으면 될 일을 가짜 임 병장까지 내세운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국방부는 또 임 병장 생포 직후 그를 후송하는 병원이 처음에는 국군강릉병원이라고 했다가 강릉 동인병원으로 변경한 뒤 다시 강릉 아산병원으로 정정했다. 이 역시 취재진이 임 병장이 후송되는 병원으로 몰려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