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강준만/인물과사상사
최근 우리 사회는 극심한 위기와 갈등, 분열을 겪고 있다. 각종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바닥을 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불신과 불통, 시스템에 대한 피로감이 만연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저자는 우리 사회의 소통 부재의 원인에 대해 광신에 가까운 '확신'이라고 진단한다. 확신은 투쟁의 동력이 될 수는 있지만 생각의 차이를 좁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삶과 관련된 의문에 대해 모두 다 그 이유를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각에 오류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을 갖기보다는 상대의 생각에 오류가 있다고 여긴다. 따라서 소통을 위해서는 나의 확신에 대해 성찰하고 이론과 지식을 바탕으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 현상에 대해 50가지의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이 될 수 있을 만한 이론들을 정리하고 있다. "왜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겪어야 하는가" "왜 대한민국은 졸지에 '삼류 국가'가 되었는가" "왜 '국민은 배곯아 죽고 공무원은 배 터져 죽는 사회'란 말이 나오나" 등 최근 이슈들까지 다룬 폭 넓은 질문들을 여러 분야의 수많은 학자들이 논의해온 이론들로 답하고자 했다. 다양한 학자들의 논문 구절이 직접적으로 언급돼 있기 때문에 다소 읽기에 까다로울 수 있지만 우리 삶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다.
물론 이론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없다. 저자 역시 이에 동의하며 '이론 만능주의'를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이론은 사회 문제의 상당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기에 중요하다. 대신 이론에 대해서도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열린 자세로 세상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사회를 변화시킬 단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