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의 채권단 자율협약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동부그룹발 리스크가 그룹 주식 등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일단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문제는 이미 증시에 반영돼 있어 주식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계열사 주가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데다 자율협약과 관련한 불확실성 또한 여전히 남아 있어 상황에 따라 개인투자자 1만여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부그룹은 사실상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상황"이라며 "회사채 만기가 7∼8월에 도래하는 동부제철의 경우 재무구조개선 약정보다 높은 수위의 자율협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의 동부패키지 인수 포기가 자율협약 추진의 계기로 판단한다"며 "동부제철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와의 자율협약 및 워크아웃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포스코는 동부 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 인수)의 인수 검토 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동부건설 등 여타 제조 계열사들 또한 동부제철의 절차를 밟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동부그룹은 사실상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만 남게 된다.
강 연구원은 "동부화재를 비롯한 금융 계열사들은 재무 안정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제조업 계열사와의 지분관계가 적고 동부 그룹의 동부화재에 강한 소유 의지를 감안할 때 동부화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채권단이 요구한 김남호(장남) 부장의 동부화재 지분 담보 제공을 동부그룹이 거절했다는 점은 동부그룹의 금융계열사 경영권 유지에 대한 강한 의지 표명"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도 동부화재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 증권시장에서 동부제철은 전거래일보다 14.39% 내린 1785원에 장을 마감했다. 동부CNI, 동부건설, 동부하이텍 등도 각각 14.5%, 14.9%, 10.03% 떨어진 하한가에 장을 마쳤다.
동부증권은 3.96% 떨어진 3150원에 하락 마감했고 동부화재는 장 초반 소폭 강세를 기록하다가 1.62% 내려간 4만8700원으로 하락 반전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율협약은 법적 강제성 없이 채권단의 자율적 동의로 이뤄지기 때문에 김준기 회장의 사재출연 등의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자율협약 체결 이후에는 채권단 위주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계열사인 동부화재의 경우, 실질 피해는 제한적"이라며 "채권단과 동부그룹의 협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주가는 그룹리스크 노이즈로 횡보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