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SK텔레콤 '광대역 LTE-A' 서비스 간담회에서 모델 김연아가 광대역 LTE-A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광대역 LTE-A가 뭐야"
빠른 ICT 기술발전에 소비자 '혼란'…알고쓰면 '藥'
# 직장인 이경민(27)씨는 '광대역 LTE-A'를 외치는 통신사 광고를 볼 때마다 어리둥절하다. 지난해 LTE-A 서비스가 상용화되자마자 단말기를 교체한 이씨는 약정이 아직 1년이나 남았다. 이씨는 "1년만에 광대역 LTE-A가 나오니 혼란스럽다"면서 "광대역 LTE-A가 무엇인지 주위에 물어보고 싶지만 쑥스럽기도 하고 솔직히 제대로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통신과 '썸'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연애 직전의 애매한 감정을 이르는 유행어 '썸'처럼 소비자들은 최신 통신 규격을 택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우리나라 통신 업계가 혁신을 추구하는 모습은 좋지만, 새 기술에 대한 설명과 안내가 부족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많다. 통신 텔레비전 광고와 휴대폰 대리점들은 '광대역 LTE-A가 좋다'고 외치지만 소비자들은 알듯말듯 애매한 상태다.
광대역 LTE-A는 기존 LTE-A보다 한 단계 상향된 신기술이다. LTE 발달은 광대역 LTE-A가 끝이 아니다. 2011년 7월 LTE 가 상용화된 이래 2013년 6월 LTE-A, 이번달 광대역 LTE-A에 이어 올해 말에는 3밴드 LTE-A가 상용화될 예정이다.
생소한 통신 규격 종류지만 속도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최신 통신 규격일수록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가 빠르다. 광대역 LTE-A는 LTE보다 3배 이상 속도가 빠르다.
이 때문에 각종 동영상 시청 및 데이터 전송 건수가 많다면 최신 통신규격 선택이 유리하다. 실제로 SK텔레콤이 지난해 6월 LTE-A 상용화 이후 실시한 통계 조사에 따르면 LTE-A 주 가입자는 강남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남성이었다. 이들의 사용 행태는 방송 시청과 영상 다운로드였다. 판교를 포함한 강남 일대에는 IT 기업이 많아 최신 기술과 속도에 민감하다. 다음으로 가입자가 많은 연령대는 학생층이 많은 10~20대였는데 이들은 게임과 웹하드 데이터 사용량이 많았다.
삼성전자가 SK텔레콤과 손잡고 먼저 선보인 갤럭시S5 광대역 LTE-A 전용 스마트폰. /삼성전자 제공
◆ 통신사 광대역 LTE-A 전쟁 개막
한편 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가 26일 광대역 LTE-A 서비스 상용화에 들어가면서 이동통신 패러다임은 순식간에 LTE-A에서 광대역 LTE-A로 바뀌었다. LTE-A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1년이 채 안 되어 벌어진 상황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로부터 광대역 LTE-A 지원 단말 '갤럭시S5 광대역 LTE-A'를 받아 판매에 들어간다. 늦어도 이번주 중에는 통신3사의 광대역 LTE-A서비스가 상용화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먼저 손잡고 지난 19일 광대역 LTE-A 서비스 상용화를 발표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초 광대역 LTE-A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 쥔 SK텔레콤은 피겨퀸 김연아 선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1등 이미지를 고수하는 중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광대역 LTE-A 단말 수급 문제로 서비스 상용화를 시도하지 못하다 삼성전자와의 물량 타결로 이번에 숨통을 트게 됐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의 광대역 LTE-A 조기 서비스는 일부 지역에 국한되며 전국망 서비스는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된다. 당초 통신 3사의 광대역 LTE-A 상용화 시기는 다음달 1일이었다. 하지만 시장을 선점하려는 통신 경쟁이 조기 상용화를 낳았다.
광대역 LTE-A 개막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전용 모델을 대거 준비 중이다. 소비자들은 연말까지 6~8종의 광대역 LTE-A 단말을 만나게 될 전망이다. 이제 선택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