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련이 와도 받아들이겠다.'
중국 난안(南安)시에 사는 쑤바오쥔(蘇寶軍·29)은 침대에 엎드린 채 힘겹게 마우스를 작동하며 자신의 운명에 대한 도전장을 써내려 갔다.
조산아로 태어난 그는 선천적으로 손에 장애가 있어서 아무 것도 쥘 수가 없었다. 19세때 넘어진 후로는 다리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하느님. 제가 두 다리를 손처럼 사용하니까 질투가 나서 제 손까지 빼앗아 가셨나요. 그런다고 제가 포기할 것 같습니까'라고 일기를 쓰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쑤바오쥔은 자주 과거를 회상하곤 한다. 두 다리를 이용해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거의 할 수 있었다. 뒤늦게 학교에 들어갔지만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등산이며 수영, 낚시 등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그의 할머니는 "손자가 어릴 때 두 팔에 장애가 있어 걸음도 휘청거렸지만 발을 이용해 성냥에 불도 붙일 수도 있었다. 바늘귀에 실을 꿰고 멋진 수예 작품 숙제도 완성했다"고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때 발을 헛디뎌 시멘트 바닥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신을 잃고 다음날 깨어난 그는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병원에서는 척추신경이 손상됐다며 2만~3만 위안(약 330만 원~490만 원) 정도가 치료비로 든다고 했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침대에 누워지낸 지 3년쯤 지나자 문득 그는 고통스러워도 즐거워도 어차피 시간은 똑같이 가는데 즐거운 게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입에 젓가락을 물고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목과 입이 아파서 얼마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얼굴로 마우스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이후 인터넷을 통해 많은 친구들을 알게 됐고 위로도 받았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팔과 다리 없이도 행복하게 살고 있는 닉부이치치에 대한 기사를 본 그는 더욱 긍정적으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친구의 제안으로 3년 전에는 무전기를 파는 인터넷 쇼핑몰도 열었다. 처음에는 고객이 없었지만 지금은 월 2000~3000위안(약 33만 원~49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못할 것이 없다'는 말을 좋아한다는 쑤바오쥔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