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는 다사다난한 상반기를 보냈다. 황창규 KT 사장은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건으로 취임 한달여 만에 대국민 사과를 했으며, 통신3사는 불법 보조금 남용으로 영업정지와 과징금 징계를 받았다. 통신업계의 무한 전쟁은 세계 최초 광대역 LTE-A 조기 사용화란 기록을 낳기도 했다. 통신업계는 하반기에도 추가 영업정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안 발효 등으로 시끌벅적할 전망이다. /사진=손진영기자 son@
영업정지, 고객정보유출, 통화장애, 광대역 전쟁 등 올 상반기 통신업계는 다사다난했다. 7월 1일부터는 전국 광대역 LTE-A 시대가 열린다. 영욕의 상반기를 겪은 통신사 이슈를 정리하고 하반기를 전망해본다.
통신3사의 영업정지는 올봄 큰 화제였다. 고객 유치를 위해 불법 보조금을 남용한 통신3사는 영업정지란 된서리를 맞았다. 영업정지 기간에도 통신사들은 서로의 불법 행위를 고발하며 진흙탕 싸움을 계속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불법 보조금으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 통신 3사에 총 304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시장 과열 주도 사업자로 선별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각각 14일, 7일의 추가 영업정지를 의결했다. 이 때문에 영업정지 진통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초 금융업계에서 시작된 고객정보 유출 파문은 통신업계도 피할 수 없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3월 7일 KT 올레닷컴 홈페이지 해킹으로 인한 고객정보 유출로 취임 한달여 만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 2012년에도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겪었던 KT는 또다시 관리 소홀로 1200만건이 넘는 고객 정보가 대량 유출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해킹으로 빠져간 고객 개인정보에는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신용카드번호, 계좌번호 등 민감한 정보가 수두룩하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KT에 고객정보 유출 징계로 과징금 7000만원과 과태료 1500만원을 부과했다. KT는 유감의 뜻을 표했지만 개인정보 피해 고객 한명당 7원에 불과한 벌금이라 솜방망이 처벌이란 지적도 있다.
KT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터진 뒤 얼마 안 되어 SK텔레콤은 대규모 통화 장애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공식석상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하성민 사장이 직접 나와 사과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3월 21일 오후 6시 SK텔레콤의 네트워크 장비 가입자 확인 모듈 장애로 이용자들은 음성 통화와 데이터 서비스 송수신 장애를 입었다. SK텔레콤은 직접 피해 고객 560만명을 포함한 전체 가입자 2500만명에게 요금 감면 보상을 시행했다.
SK텔레콤은 피해 약관 규정 이상의 보상을 벌였지만 통신장애로 생계 활동에 지장을 입은 택배·콜택시·대리운전 업계의 반발에 휩싸였다. 일부 피해자들은 집단 소송도 걸었다.
한편 통신3사의 무한 경쟁은 세계 최초로 광대역 LTE-A 상용화란 기록을 낳았다. 광대역 LTE-A는 LTE보다 3배 이상 빠른 통신 규격이다. 당초 예정일은 7월 1일이었지만 6월 19일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세계 최초 상용화를 발표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도 조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통신3사의 전국 광대역 LTE-A는 7월 1일부터 정식 시작된다.
통신업계 이슈는 하반기에도 가열된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추가 영업정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안 발효, 3밴드 LTE-A 연말 상용화 등 통신 전쟁 2라운드는 계속된다. /장윤희기자 un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