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진에어 마케팅본부장(왼쪽)과 마원 대표(오른쪽)가 B777-200ER 도입을 밝히고 있다.
취항 6주년을 맞은 저가항공사(LCC) 진에어가 아시아나 샌프란시스코 사고 기종과 같은 B777-200ER을 들여온다.
진에어의 마원 대표는 취항 6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LCC 중 최초로 유럽과 미주 지역까지 운항이 가능한 B777-200ER 항공기를 들여온다"면서 "정부 인허가와 관련 내부 준비를 거쳐 1호기를 올해 12월 초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에어가 들여오는 B777-200ER은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 HL7742와 같은 기종이다. 이 같은 지적에 진에어 측은 "아시아나의 사고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조종사의 과실이 주요한 사고 원인이라고 지목한 만큼 해당 기종의 안전성에 근본적인 문제는 없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고 이후 아시아나 측은 보잉사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아시아나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진술한 사고조사에서 △B777의 자동화 시스템이 특정조건에서 자동조정 기능이 제한되는 모순이 있었으며 △급격한 속도저하에 대한 항공기 경고음이 늦어 적시 회항이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는 최종진술서에서 향후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미연방항공청(FAA)과 보잉사에 이 같은 자동조정시스템의 맹점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제공, 경고, 교육 등을 실시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미 NTSB는 지난달 24일 위원회를 열고 조종사 과실 외에 사고의 다른 원인으로 '오토스로틀(자동 엔진출력 조정장치)이나 자동조종장치의 복잡성, 보잉사(社)의 매뉴얼이나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훈련 과정에 이런 복잡성이 부적절하게 기록되거나 적용된 점'도 꼽았다. 이 기종은 올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다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과 같은 기종이기도 하다. 말레이시아 항공의 사고기는 아직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진에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B777-200ER을 총 393석 규모로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새로 도입하는 B777-200ER에 가칭 '이코노미 플러스 존(Zone)'도 3~40석 가량 운영해 일부 추가 운임으로 일반 이코노미 좌석보다 더 넓은 좌석 간격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원 진에어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 사이가 규모나 기종 등에 있어 진에어의 가장 공격적인 사업 확대 시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 LCC 최초의 중대형기 도입으로 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하고 국내외 LCC와의 경쟁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하며 지속 성장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