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과 관련해 내달 금융당국으로부터 무더기 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달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KT ENS 부실 대출과 연루된 하나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과 저축은행 임직원 100여명에 대한 제재를 결정하기로 했다.
KT 자회사인 KT ENS 직원과 이 회사의 협력업체 등은 허위 매출채권을 발생하는 수법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금융권으로부터 1조8000억원을 대출받아 3000여억원을 갚지 않은 사상 최대 규모의 사기 대출 사건을 일으켰다.
16개 사기 대출 피해 금융사 중 하나은행 피해액은 전체의 60%에 달하는 1조926억5600억원이다. 이 가운데 1600여억원은 돌려받지 못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 결과, KT ENS에 여신을 제공하는 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적발하고, 김종준 하나은행장을 포함해 부실이 발생한 시점의 여신 관련자들을 모두 징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KT ENS건에 대한 검사를 마치고, 제재 조치안을 만드는 단계"라면서 "하나은행의 경우 부실 대출액이 가장 많고 수년간 이뤄져왔다는 점을 고려해 대규모 제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달 중 김종준 행장을 포함해 하나은행 임직원에게 징계 수위를 사전 통보할 방침이다. 김종준 행장은 주의적 경고 정도의 경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준 행장은 이미 하나캐피탈의 저축은행 부당 대출로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은 상황이어서 이번 징계로 큰 타격을 입게될 전망이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종합검사에 대한 제재도 내달 대기하고 있다. 금감원은 종합검사 특성상 내부통제를 비롯해 모든 분야를 들여다봤기 때문에 상당수 임직원이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