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올 4분기에 선보일 준대형 세단 AG.
현대자동차가 한동안 접었던 프리미엄 브랜드 도입을 다시 검토하고 극비리에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자동차시장은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같은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와 토요타가 만든 렉서스, 닛산이 만든 인피니티, 혼다의 어큐라 등 신흥 프리미엄 브랜드로 구분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 각지의 언론들은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을 꾸준히 내놓았다. 그러나 현대차는 지난 2012년 신 브랜드 캠페인인 'Live Brilliant'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안 만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현대차는 향후 수년 안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론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 도입을 처음 고려한 것은 2009년경이다. 이 당시에 현대차는 앞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한 렉서스(토요타), 인피니티(닛산), 어큐라(혼다)의 사례를 조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가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을 조사하고 일단 유보키로 한 것은 당시의 시장 상황 때문이었다"면서 "토요타나 닛산, 혼다는 제품군이 비교적 고가에 형성되어 있어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하기에 적합한 상황이었으나, 현대차는 대형차 판매량이 많지 않아 아직 시기상조였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프리미엄 브랜드 도입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그 이후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009년에 선보인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호평을 받았고, 이어 선보인 에쿠스도 판매량이 꾸준한 상황이다. 제네시스와 에쿠스 론칭 이전에는 3만 달러 정도에 머물던 최고급 모델의 가격이 에쿠스 론칭 이후 6만 달러 정도로 올라갔다. 따라서 과거와 달리 프리미엄 브랜드 도입에 적합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2011년 1월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를 브랜드 슬로건과 '모던 프리미엄'을 브랜드 방향성으로 내세웠고, 2012년에는 브랜드 캠페인인 'Live Brilliant'를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 딜러숍에 신규 딜러 시설 표준인 '글로벌 딜러십 스페이스 아이덴티티(GDSI: Global Dealership Space Identity)'를 적용해 차량 전시장과 고객 서비스 시설의 고급화를 추진할 계획을 공개했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브랜드 고급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의 향후 목표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도입이라는 게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해외 유명 브랜드를 인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만드는 방식이 될 것이며, 이는 정몽구 회장이 "필요한 곳에 필요한 공장을 지어 현지 시장에 맞게 론칭하는 게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도입은 앞서 언급한 단계적인 브랜드 고급화의 최종 목적지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제네시스와 그랜저 사이를 메우는 준대형 고급 세단 AG(프로젝트명)를 올해 4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