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의 경우 올 초부터 계속된 따뜻한 날씨로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풍작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제불황과 잇따른 사회 이슈로 소비가 감소하면서 매출도 급감하는 이른바 '풍년의 역설'을 겪었다.
그러나 7월 들어 폭염과 휴가철 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오름세로 반전됐다.
실제로 30도가 웃도는 기온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시설 채소들의 작황이 부진하고, 심한 곳은 채소들이 더위에 녹아 내리는 등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가락시장의 채소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 6월보다 '브로콜리(8㎏·상자)'는 20% 가량 오른 것을 비롯해 '적상추(4㎏·상자)' 25%, '백다다기 오이(50개)' 33% 가량 각각 가격이 상승했으며 '배추(10㎏·망)'는 35%, '시금치(4㎏·상자)'는 58% 가량 가격이 폭등했다.
이런 가운데 예년 같으면 8월 초에나 대형마트에서 볼 수 있었던 고랭지 채소들이 올해는 2주 가량 앞서 투입된 것이다.
고랭지 채소는 평균 기온이 3도 가량 낮고, 일교차가 큰 곳 해발 500m이상의 지형에서 자라 폭염의 영향이 적고 품질이 우수하다. 하지만 가격이 일반 채소류보다 10% 가량 비싸 8월 혹서기에 주로 판매됐다.
그렇지만 이처럼 기온에 따라 채소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생긴 고랭지 채소가 조기에 등장한 것이다.
이미 롯데마트는 지난 17일부터 강원도 평창·진부 등 고랭지의 '브로콜리' '오이'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전점에서 '고랭지 채소 특별전'을 진행해 고랭지 채소를 시세 대비 최대 3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고랭지 포기상추(150g·봉) 1600원에, 고랭지 양배추(1통)를 2000원에, 고랭지 오이(4개)를 2200원에 판매하고, 고랭지 브로콜리(2입·봉)는 2800원에, 고랭지 배추(3입·망)은 6900원에 판매한다.
백승훈 채소MD(상품기획자)는 "7월 때이른 폭염으로 채소류 공급이 예년보다 줄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소비자 가계부담 해소와 물가 안정을 위해 고랭지 채소를 조기에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