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대 4, 與 압승-野 참패…野 내홍 직면
총 15개 선거구, 역대 최대 규모의 '미니 총선'으로 실시된 7·30 재보궐선거는 새누리당의 압승,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로 끝났다.
새누리당은 서울 동작을(나경원), 경기 김포(홍철호), 수원병(김용남), 수원을(정미경), 평택을(유의동), 충북 충주(이종배), 충남 서산·태안(김제식), 대전 대덕(정용기), 울산 남구을(박맹우), 전남 순천·곡성(이정현), 부산 해운대·기장갑(배덕광) 에서 승리를 거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 광산을, 경기 수원정, 전남 나주·화순,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등 4곳에서만 당선자를 냈다.
이에 새누리당은 본전인 9석 이상인 11석을 가져와 총 158석의 안정 의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천 파문'에 이어 야권 연대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수도권 주민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참패했다. 수원정(박광온), 광주 광산을(권은희), 전남 나주·화순(신정훈),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이개호) 등 4석을 가져와 원래의 5석에도 못미쳤다. 이로써 야당은 새정치연합 130석, 정의당·통합진보당 각각 5석, 무소속 2석에 그치게 됐다.
야당이 참패함에 따라 당은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며 혼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공천 파동 등을 계기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에 대한 반발기류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보선 참패 책임론과 함께 조기 전대론 등이 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노회찬 정의당 후보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후보 단일화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야권 재편론도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순천·곡성, 이정현 당선 '최대 이변'
특히 새누리당은 불모지였던 전남 순천·곡성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를 의원으로 배출하면서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첫 이변을 연출했다.
이날 초반에는 박빙의 승부가 전개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예상을 뒤엎고 이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으로 기록됐다. 이 당선인은 '박근혜의 입'으로 불릴 정도로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이 당선인은 새누리당 창당 후 처음으로 호남에서 당선됐다. 청와대에서 권력의 핵심부를 맛봤던 이 후보는 출마 선언 당시 1년8개월간의 국회의원을 통해 확실한 '예산 폭탄'이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단언해 민심을 흔들었다.
이번 재보선이 새누리당의 완승으로 끝남에 따라 향후 정국의 주도권은 여권이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그간 세월호 참사와 각종 인사 참사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향후 국정 운영에서 추동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도 이번 재보선 승리로 김무성 대표 체제가 안정적으로 안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략공천 불구 무너진 거물들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의 '여의도 귀환' 시나리오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꾸준히 야권의 '잠룡'으로 이름을 올리던 손 고문은 이번 패배로 차기 대권을 겨냥한 행보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야당 거물 정치인 손 후보를 쓰러뜨린 새누리당 수원병(팔달) 김용남 당선인은 정치 신인이다.
이번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 당선인은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 야당대표, 4선 의원을 역임한 거물 정치인 손 후보의 벽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지역구를 여러 차례 옮기고 과거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후보를 '철새 정치인'이라고 집중 공략하면서 자신만이 지역을 책임질 유일한 '토박이 후보'임을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실장을 지냈던 3선 중진 출신 임태희 후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그는 사실상 '적진'인 경기 수원정(영통)에 전략공천돼 원내 입성을 노렸지만, MBC 보도국장 출신 정치신인 박광온 새정치연합 후보에 졌다.
김포에 출마했던 김두관 후보도 정치 신인인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했다. 경남지사까지 역임한 거물급 김 후보는 여권 안방인 김포에서 한때 홍 후보를 맹추격하는 저력을 보였지만 끝내 고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