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에서 민심은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줬다.
새누리당은 서울 동작을, 수원을, 수원병, 경기 평택, 경기 김포 등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1곳을 제외하고 싹쓸이 했다. 전체 15개 국회의원 선거구 가운데 11석을 차지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참패했다. 제1야당으로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세월호 참사라는 단일 의제에만 매달리는 듯한 모습에 민심이 매서운 회초리를 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 국정 운영'vs'세월호 심판론'
7월 초만 해도 분위기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쏠렸다. 새누리당에는 원내 과반 의석을 사수할 수 있는 4석에 1~2석만 더 건지는 게 목표라고 할 만큼 위기감이 감돌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초반 완승을 기대했지만 전략공천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의 외압 의혹을 제기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하고, 이 곳에 신청했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서울 동작을로 끌어올리면서 선거 상황은 완연하게 달라졌다.
새누리당이 권 후보의 석사 논문 표절과 남편의 재산 축소·탈세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자 새정치민주연합은 궁지에 몰리게 됐다. 그러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이 지난 22일 뒤늦게 발견되면서 또 다시 반전이 시작됐다.
수사 당국이 이미 사망한 유 전 회장을 쫓아다닌 것으로 드러나고 수사 부실 논란이 벌어지면서 이번에는 여권이 궁지에 몰렸다. 야당은 '세월호 책임론'에 다시 화력을 집중했다.
또 24일 서울 동작을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전격적으로 이뤄지자 극적 반전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그러나 결과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당선됐다. 야당은 투표율이 낮았던 수도권에서 전통적 강세 지역인 수원정(영통)에서만 승리하고 나머지는 '완패'했다.
◆與, 국정운영 탄력…野, 김·안 공동체제 최대 위기
새누리당은 158석으로 과반을 확보함에 따라 선거에서 강조한 대로 안정적 국정 운영의 동력을 얻게 됐다.
서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여권은 세월호 참사 이후 추진한 국가 개혁과 경제 활성화 관련 정책을 힘 있게 끌고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무성호(號)' 역시 순풍을 타게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당이 일방 통행식으로 독주할 경우 야당과의 대화가 단절되면서 여야 갈등이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나 세월호 국조특위 운영이 더욱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는 의미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31일 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공동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당은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