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모델로 활동 중인 김연아 선수의 광고(왼쪽)와 최근 LG유플러스 모델로 발탁된 손연재 선수의 광고 영상. /각사 제공
김연아·손연재, 통신사 광고모델 '맞대결'
SK텔레콤·LG유플러스 대표 선수로 나서…양사 경쟁구도 반영
피겨퀸 김연아 선수와 체조요정 손연재 선수가 가전 제품에 이어 통신사 광고에서도 맞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는 이미 삼성과 LG전자 모델로 활동하고 있어 흥미를 자아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김연아 선수는 2009년부터 삼성전자 에어컨 모델로 활동 중이다. 지난 6월에는 SK텔레콤 광대역 LTE-A 캠페인 모델로 발탁됐다. 손연재 선수는 2010년 LG전자 휘센 에어컨 모델로 기용됐고, 지난 이달 30일부터 LG유플러스 광고 모델로 전파를 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전속모델인 가수 지드래곤은 브랜드 광고 중심으로, 손 선수는 신규 서비스 'U+ 가족친구 할인' 모델로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홍보팀 관계자는 "손연재 선수가 리듬체조 부문 국가대표라 광고모델로 선정했다"면서 "광고 영상에는 가족친구 할인 상품의 특성을 살려 손 선수가 어머니,오빠,친구,코치를 리본으로 감싸는 모습이 나온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것과 관련 "그렇게 비춰질 수 있겠지만 경쟁사 대결 구도를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6년째 삼성전자 에어컨 모델로 활동하는 김연아 선수. 김 선수는 삼성전자 갤럭시탭 모델로도 활약했다. /삼성전자 제공
하지만 김연아 선수와 손연재 선수가 광고 라이벌로 떠오른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두 선수는 에어컨과 통신사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스포츠 의류에서도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쓰는 업계 1위란 공통점뿐 아니라 시장에서 상당한 밀착 관계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신규 통신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막후 전략으로 숱한 '최초' 기록을 함께 빚어냈다. SK텔레콤의 광대역 LTE-A와 LTE-A 전세계 최초 상용화 기록에는 삼성전자의 전용 스마트폰 물량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갤럭시S5를 우리나라에서 전세계 최초 출시한 것도 SK텔레콤의 영업정지 기간을 피해 수익을 높이려는 선택이었다.
경쟁사와의 점유율 격차를 벌리는 노력은 광고 모델 선정으로도 이어진다. 김연아 선수는 2010 벤쿠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획득 이후 줄곧 광고주가 선호하는 모델 1위를 달려왔다. 금메달리스트는 세계 최고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 6월 19일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광대역 LTE-A 세계 최초 상용화' 설명회에서 "1등 이미지 구축을 위해 김연아 선수를 새 모델로 발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김 선수가 직접 참석해 광대역 LTE-A를 시연하기도 했다. 김 선수의 모델료는 한류스타 부럽지 않는 특A급이다.
손연재 선수는 LG유플러스에 이어 LG전자 에어컨 모델도 맡고 있다. 손 선수는 LG전자 스마트폰 뷰3 모델로도 활약했었다. /LG전자 제공
한편 LG가 모태인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나란히 손연재 선수를 모델로 기용해 눈길을 끌었다. 손 선수는 2010년 LG전자 휘센 에어컨 모델로 계약하면서 삼성 에어컨 모델인 김 선수와 묘한 대결 구도를 형성한다. 업계에서도 김 선수에 대적하는 외모와 기량을 가진 대안으로 손연재 선수를 주목했고 광고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손 선수 나이가 어린만큼 장기적 광고 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이 때문에 젊은 고객 비중이 큰 기업에서 손연재 선수를 모델로 발탁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다만 손연재 선수가 김연아 선수 버금가는 모델료와 장기 계약을 누리려면 국제 대회에서 더 큰 실력을 보여야 한다.
한 대형 광고사 관계자는 "광고 시장은 주식과 비슷해서 인기 연예인이라도 후속 작품 반응이 안 좋으면 시장 평가는 곧바로 내려간다. 스포츠 스타도 마찬가지인데 테니스 선수 마리아 샤라포바는 한때 본업에 소홀한다는 국제적 비난에 시달렸다. 최고 이미지 입증은 스타의 숙명"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