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생사 기로에서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여전히 갈길은 멀다. 여전히 자금상황이 원활하지 못한 만큼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추가 구매 등 현 상황을 타개할만한 요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31일 채권단에 따르면 우리은행, 농협 등 주요 채권은행들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팬택 정상화 방안 수정안에 대한 찬성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이통3사는 채권단이 요구한 팬택에 대한 1800억원 출자전환을 거부하는 대신 상거래 채권 상환을 2년 유예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이처럼 이통사가 제시한 수정 제안을 반영한 채권재조정안을 29일 부의했다. 채권액 기준으로 75% 이상이 동의하면 사실상 중단 상태인 팬택의 워크아웃은 재개된다.
이에 산업은행(채권액 비중 43%), 우리은행(32%), 농협(16%) 등 3개 채권은행이 수정안에 찬성하면서 채권액 기준 75% 이상인 가결 요건을 이미 충족했다.
팬택으로서는 채권단의 이 같은 결정으로 한시름을 덜었다. 사실 팬택은 이달 1800여명 임직원들의 월급이 지급되지 않을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여기에 550여개 협력사에 지급해야할 500억원 규모의 대금도 남아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워크아웃 재개로 한 고비를 넘겼지만 여전히 신규 물량 공급과 협력사 대금 지급 등 문제는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팬택 협력사로 구성된 팬택협력사협의회는 이 같은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이통사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협의회는 31일까지 도래되는 어음 500억원을 막지 못하면 금융사로부터 압류 등 법적 절차가 실행돼 550여개 협력사가 줄도산 위기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협의회는 이날 SK텔레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통3사가 6월부터 오늘까지 단 한대의 팬택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 협력업체도 부품 공급이 중단됐다"며 "이로 인해 공장 가동은 중단되고 임직원의 임금, 대출금 이자,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해 금융권으로부터 원금회수 독촉, 가압류 등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워크아웃이 진행되더라도 협력사가 없는 팬택의 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며 "추가 물량을 구입해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 재고물량이 산적한 상황에서 추가 물량 구입은 우리로써도 부담인 것이 사실"이라며 "팬택이 워크아웃 재개로 한 고비 넘긴만큼 향후 재고물량이 풀려가는 상황을 봐가며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