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미국 축산물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됐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대표 이문용)'은 31일 국내 축산업계 최초로 삼계탕의 미국 수출을 개시하며 '축산 수출국'이 됐음을 선포했다.

하림은 이날 전북 익산시 소재 하림 본사에서 '하림삼계탕 미국수출 기념식'을 열고 지난 10년간 준비해 온 삼계탕 수출 개시를 기념하고 앞으로의 성공적인 진출을 기원했다.

이번 삼계탕 수출은 지난 2004년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 허용을 요청한지 10년 만의 쾌거다. 미 농무부는 지난 3월 26일 미국으로 가금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 목록에 한국을 추가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안을 공표해 5월 27일 발효시켰다. 한·미 당국은 그동안 수출검역위생증명서 서식과 제품 포장지의 표기사항 등 추가적인 잔여 절차에 대한 합의를 진행했으며, 지난 24일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어 이날 비로소 대미 수출 삼계탕의 생산이 시작됐다.

이번에 미국에 수출하게 된 '하림 삼계탕' 수출분 42.3톤은 식약처의 위생검사를 마친 뒤 8월초 부산항을 출발, 15~25일 후 미 서부의 LA와 동부 뉴욕에 각각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미 식품안전검사국(FSIS: Food Safety and Inspection Service)의 현지 검사를 받는 절차를 마지막으로 미국 현지 소비자들의 선책을 받게 된다.

하림 삼계탕의 대미(對美) 수출은 우리나라 축산물 중 '미국 진출 1호'라는 점에서 국내 축산업계는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림이 수출하는 삼계탕 제품은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한 레토르트 제품(고향 삼계탕)과 냉동 보관하는 급속동결 제품(즉석 삼계탕) 2종으로, 전통 삼계탕의 재료와 조리법을 그대로 살려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화한 것들이다. 미국내 도매업체 1곳과 대형 유통점을 운영하는 소매업체 1곳을 통해 개당 8.9 불에 미국 전역에 판매될 계획이다.

하림은 올해 삼계탕 미국 수출 목표를 100만 불로 세우고, 재미동포들이 고국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한인 거주지를 중심으로 우선 판매키로 했다. 삼계탕을 잘 이해하는 재미 중국· 일본인 등 아시안 마켓에도 공급하며 향후 소비자 타깃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미국 수출을 계기로 글로벌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판매 개시에 맞춰 8월 초 삼계탕 글로벌 웹사이트를 오픈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삼계탕에 대한 우수성과 식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이 삼계탕 글로벌 웹사이트에는 삼계탕의 유래와 제조공정, 조리법, 관련 정보 등을 우리말과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4개 국어로 서비스 하게 된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 삼계탕 미국 수출 개시를 기념한 다양한 소비자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계열사인 NS홈쇼핑을 통해 하림 즉석삼계탕 제품을 8월 초 할인 판매할 예정이며, 7월 31일 하루 동안 페이스북과 블로그에서 퀴즈 이벤트를 연다. 고객들을 직접 찾아가 즉석 삼계탕을 대접하는 '하림 즉석 삼계탕 밥차 이벤트'도 내달 29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하림 측은 "이번 삼계탕 수출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 식품검역당국이 우리나라 닭고기 제품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인정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주류시장 및 EU·중동 등에 수출해 삼계탕을 한식의 대표 메뉴이자 글로벌 푸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