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아빠 어디가 2' 출연진./MBC
현재 방영 중인 다수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남성 출연자 위주의 콘텐츠를 다루고 있다.
최근 예능가에 '남성시대' 바람을 일으킨 첫 주자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다. '아빠…'는 스타 아빠와 자녀가 함께 여행을 떠나며 겪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방송 초반 출연진 대부분은 자녀를 보살피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점차 발전된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일각에선 '아빠…'가 전통적으로 여성의 역할로만 여겨졌던 육아를 부부 공동의 책임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 몫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여행이 아닌 일상에서 아빠가 아내의 도움 없이 혼자 아이를 돌보는 모습을 담은 '본격 육아 예능'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출연진 중 한 명인 개그맨 이휘재는 어린 쌍둥이 아들 서준·서언의 기저귀를 가는 것조차 서툴렀지만 이젠 아내 없이도 아이들을 능숙하게 다루는 '슈퍼맨'이 됐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강자로 떠오른 JTBC 역시 남성 출연자 위주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간판 프로그램 '마녀사냥'은 '남자들의 여자 이야기'를 앞세워 지난해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썸' 열풍을 만들었다. 지난달 방송을 시작한 '비정상회담'은 한국어에 능숙한 11개 국 출신의 외국인 패널이 모였다는 점에서 남자판 '미녀들의 수다'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매회 한국인 게스트가 등장해 다양한 안건을 상정한 후 토론을 나눈다는 점이 한국 여성과 데이트 문화를 주로 다루던 '미녀들의 수다'과 다르다.
tvN '꽃보다 청춘' 페루팀(유희열·이적·윤상) 출국모습./CJ E&M
tvN '꽃보다 청춘' 라오스팀(바로·손호준·유연석) 출국모습./CJ E&M
tvN '꽃보다 청춘' 페루팀(이적·윤상·유희열)/CJ E&M
남녀 모두의 이야기를 고르게 담으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KBS2 '1박2일'에 이어 tvN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 다양한 여행 버라이어티를 만들었던 나영석 PD는 '꽃보다' 여행 시리즈의 마지막 편 '꽃보다 청춘'을 선보였다.
'꽃보다 청춘'은 유연석·손호준·바로로 구성된 라오스 팀과 20년 우정을 자랑하는 유희열·윤상·이적의 페루 팀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두 개의 여행팀 모두 남자로 구성돼 있다는 지적에 나 PD는 지난달 28일 제작발표회에서 "'꽃보다' 시리즈는 할배·누나·청춘 이 세 가지로 끝나지만 출연진만 바꿔서 이 포맷을 유지할 계획은 있다"며 '꽃보다 청춘' 다음 시즌에 젊은 여성 스타도 섭외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군대 이야기를 담았지만 남성은 물론 여성 시청층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진짜 사나이'는 지난 1년 4개월 동안 연예인 리얼 입대 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 특성상 남성 연예인만이 출연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지난 4일 "배우 김소연·홍은희·라미란, 걸스데이 혜리, 가수 지나, 개그우먼 맹승지, 쇼트트랙 선수 박승희 등이 등장하는 여군 특집을 진행한다"고 밝혀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