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브랜드가 '팍스시니카'(중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구축하고 있다.
이 분야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견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안방에서 글로벌 1위 삼성을 제치는가하면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는 애플을 3위로 밀어냈다.
5일 전해진 중국발 '샤오미' 소식은 메가톤급 태풍이었다. 애플을 베낀 디자인으로 뜬 샤오미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샤오미가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4%를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2%포인트 차로 앞섰다고 전했다. '좁쌀'을 의미하는 샤오미가 '골리앗' 삼성을 꺾은 셈이다.
지난해 5%에 그친 샤오미의 점유율이 1년 만에 240% 성장했다. 직전 분기인 1분기에는 삼성전자가 18.3%, 샤오미가 10.7%를 기록했다.
샤오미의 반란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인기가 내수시장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이번 실적을 보면 판매량의 97%가 중국 본토에서 나왔지만 3분기부터 해외 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샤오미는 러시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시장 사이즈가 큰 국가에 수출을 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IT 얼리어댑터가 적지 않은 한국에서도 오픈마켓에서 어렵지 않게 샤오미의 제품을 살 수 있을 정도다.
◆'착한 가격' 앞세워 폭풍성장
샤오미의 폭풍성장 배경은 무엇일까. '착한' 가격을 빼놓을 수 없다.
샤오미의 주력 상품이자 보급형 스마트폰 '홍미'는 한 대 699위안(약 11만원)에 불과하다.
삼성의 갤럭시노트2와 비슷한 성능을 지닌 '홍미노트'도 5.5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음에도 20만원대다.
샤오미의 플래그십 모델 '미4'는 어떨까. 퀄컴의 스냅드래곤 805칩, 3GB램, 64GB내장 메모리,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OIS)를 지원하는 16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 등 최고 수준의 스펙을 자랑하지만 가격은 50만원대에 그친다.
한마디로 갤럭시S5와 동급인 프리미엄 단말기를 절반 수준에 거머쥘 수 있다.
양대산맥인 삼성과 애플이 프리미엄 제품을 고집한 것도 샤오미에 반사이익이 됐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과 세번째 시장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은 각각 6300·1000달러대로 2만 달러인 한국과 비교할 때 열악하다.
삼성과 애플의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다수의 사람이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구글이 무료로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OS의 힘이 컸다. 글로벌 시장 90%를 차지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는 사실상 아이폰이 아닌 모든 스마트폰의 OS로 자리잡았다.
결국 삼성이 아니더라도 가격과 디자인만 뒷받침된다면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게다가 샤오미의 부사장인 휴고 바라는 구글에서 안드로이드를 주물렀던 핵심 임원 출신이다.
샤오미를 필두로 화웨이, 레노버 등 이른바 중국 삼총사들은 지난 2분기 글로벌 점유율 17%를 기록하며 11.9%에 그친 애플을 밀어내고 2위에 안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