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의 워크아웃 재개로 기사회생한 팬택이 이젠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추가 구매를 놓고 고심에 빠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이통3사의 단말기 추가 구매없이는 워크아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4일 이통3사에 추가 단말기 구매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팬택은 호소문에서 "이통사에 즉각적인 제품 구매 및 대금 결제를 마무리 해 줄 것과 지속적으로 최소 수량 구매를 요청한다"며 "이통사의 결단이 없는 한 팬택은 어쩔 수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팬택은 이통사가 현재 재고량을 들어 단말기 추가 구매가 부담스럽다는 주장에 대해 "7월 말 현재 팬택 제품 유통재고는 결코 과다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올해 1~2월 유통재고는 60만대 수준이었고 영업정지 기간 유통재고는 70만대 이상까지 급증했으나 지금은 50만대 이하로 개통 실적을 반영한 공급을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통사는 "현재 재고 물량이 팬택 주장보다 많다"며 "소비자 수요가 생겨야 우리도 재고를 처리함과 동시에 팬택 제품에 대한 추가물량 구매를 요구할 수 있는데 지금으로써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 역시 "현재 상황을 경제 논리로 봐야 할 것 같다"며 "통신 시장마저 과거와 달리 잠잠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물량을 받아 재고량만을 늘려놓으면 우리도 이를 처분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팬택 협력사협의회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님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으로 "오늘까지 이통3사가 팬택의 단말기를 받아주지 안으면 팬택이 법정관리 신청으로 협력업체들은 줄도산된다"며 "이로 인해 기업손실 1조원, 정부자금대출(보증서)손실 5000억원, 정부 연구개발(R&D)손실 1000억원, 금융권대출손실 5500억원, 기업의 가치손실 수조원, 부도로 인한 주변 환경손실 수천억원, 8만명의 실직자와 그의 가족들, 정부가 부담해야하는 실업급여와 창조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이 문제가 발생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팬택에게 한번의 기회를 더 준다면 협력업체와 더불어 일심동체가 돼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의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겠다"면서 "550개 협력업체와 8만명의 직접종사자, 30만명의 직계가족이 길거리에 내몰리지 않도록 눈물로 간절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