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기업들이 관련 상품을 선보이거나 행사를 준비하는 등 마케팅에 한창이다.
기업들은 최근 세월호 참사 등으로 위축된 국내 경제가 교황 방문으로 전환될 것이란 기대감에 가득 차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교황은 가톨릭 세계청소년대회가 열린 브라질을 5일간 방문했는데, 브라질은 5500억원에 가까운 경제 효과를 얻은 것으로 추산됐다.
1984년과 1989년 교황이 한국을 찾았을 당시에도 세계 각지에서 신도들이 몰려 호텔 객실 예약이 꽉 차고 관련 기념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1984년에는 기념품 판매액이 50억원대에 달했다.
이번 교황의 공식 수행원은 300~400명에 달하며 경호원, 전세계 2000여명의 취재기자, 관광객, 가톨릭 신자 등을 포함하면 10만명 이상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복미사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일대의 호텔들은 이미 객실 예약율이 80%를 넘어섰다.
◆교황 특판상품·기념품 눈길
은행권은 특판상품 등 다양한 마케팅에 나섰다.
천주교구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광화문 시복식 미사 때 모자·우산 등을 배포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인다. 우리은행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광화문 시복식 미사 때 일반인을 대상으로 은행 로고가 새겨진 모자 50만여개를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교황의 수행원과 신부·수녀 등이 사용할 우산 1000여 개를 제작했다. 모자·우산 등을 합치면 화물차 17대분에 달하는 물량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천주교 16개 교구 가운데 7개 교구 주거래 은행을 맡고 있는 등 천주교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한국은행이 발행할 교황 방한 기념 주화를 11일부터 예약 판매한다.
하나은행은 천주교 산하 '바보의 나눔' 재단에 기부하는 '바보의 나눔 금융상품 3종'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수시입출금식 통장, 적금, 체크카드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가입 좌수당 100원씩을 은행이 바보의 나눔 재단에 기부한다. 하나은행은 또 오는 17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석하는 신도 전원에게 모자를 나눠줄 계획이다.
◆국내외 방송중계 주목
교황의 방한을 맞아 통신업계도 분주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방문 행사 주관 통신사업자로 선정된 LG유플러스는 국내·외 방송중계는 물론, 미디어 토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서울, 음성, 대전 등 교황 방문 현장 7개 곳에서 생중계할 수 있도록 100석 규모의 현장 프레스센터를 설치하고 방송중계차량 등을 현장에 고정 상주시키기로 했다. 전국 7개 교황 방문 현장에서 생중계되는 방송은 155Mbps 방송중계 전용망을 통해 LG유플러스 안양방송센터로 보내진 뒤 10Gbps의 여유로운 대역폭을 통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구축된 국제방송센터(IBC)로 전송하게 된다.
구성현 LG유플러스 데이터사업담당은 "동·하계 올림픽에 이어 교황 한국방문 행사까지 주관 통신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운용 노하우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교황 방한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을 마련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시복식에 대비해 롯데호텔에 5000석 규모의 프레스센터를 마련한다. 롯데는 객실뿐 아니라 레스토랑, 백화점 면세점과 연계해 다양한 '교황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밖에 교황 의전차량으로 선정된 기아자동차의 '쏘울', 공식 먹는 샘물로 지정된 하이트진로의 '석수', 공식 행사에 쓰일 미사주인 롯데주류 '마주앙' 등도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교황이 아시아 첫 방문국으로 우리나라를 선택한 만큼, 간접적인 경제효과도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