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기 불황과 38년 만에 찾아 온 이른 '여름 추석'으로 한 대형마트에서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 1위 자리를 '커피믹스 세트'가 차지하고 또다른 마트에서도 3만원대 가공식품이 역시 1위에 올랐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14일부터 8월 10일까지 28일간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순위를 집계한 결과 동서식품의 1만8800원짜리 '맥심커피세트 84호' 매출비중이 전체의 17.7%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예약판매 2위 역시 동서식품 '맥심카누커피세트 3호'(1만6900원)가 차지하면서 커피믹스가 전체 매출비중의 34.9%를 기록했다.
뒤이어 1~3만원대 저가형 가공식품·생활용품 세트가 모두 판매 10위까지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경기침체 영향이 큰 데다 사전 예약판매는 미리 선물세트를 대량 구매하는 기업 고객이 많아 커피 선물세트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며 "특히 아직까지 높은 기온으로 인해 대표적인 추석 선물인 한우·과일 등 신선식품이 한 품목도 10위권 내에 들지 못하는 기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홈플러스에 따르면 7월 14일부터 8월 10일까지 4주간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242%나 신장했다. 추석 D-45일부터 29일까지인 7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의 전년 동기(8월 5일~21일) 대비 매출을 비교해도 192%가 늘었다. 홈플러스 예약판매 비중은 지난해 설 7.2%에서 추석 8.8%, 올해 설 11.2%로 10%를 돌파했으며, 이번 추석에는 약 13.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사정은 롯데마트가 같은 현상을 보였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18일부터 7일까지 3주동안 예약판매 1위~10위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4만원대의 가공 선물세트인 '동원 10호'가 전체 예약판매 매출의 16.6% 가량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제품은 참치캔와 런천미트 등으로 구성대표적인 통조림 선물세트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건강식품 열풍으로 상대적으로 고가인 홍삼 선물세트가 나란히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전통적으로 예약판매 기간에 강세인 가공 선물세트의 경우 10위까지 선물세트 중 절반(5개)을 차지했다.
과일 선물세트의 경우 지난해 전체 예약판매 매출 중 불과 1.5%의 구성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3.9%로 구성비를 2배 이상 올랐으며, 이른 추석으로 과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잇따르며, 보다 혜택이 큰 사전 예약판매 기간에 구매하려는 수요가 증가해 올해 '자연담은 친환경 사과와 배 眞' 세트가 2.8%의 구성비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초저가격 세트인 9900원의 '애경 행복1호'의 경우 7.4%의 구성비를 차지하며 일상용품 선물세트 중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들며, 이른 추석과 소비심리 악화에도 저가형 선물세트는 잘나가는 일종의 양극화 경향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는 올해 추석은 지속적인 경기불황으로 지난해 추석과 같이 알뜰하게 명절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들의 증가가 예상되며, 3~5만원대의 중저가 실속 선물세트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상품 품질에 대한 신뢰로 프리미엄 선물을 대형마트에서 찾는 고객도 지속 증가하면서 한우를 중심으로 1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선물세트 역시 신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추석 이마트 선물세트를 가격대별로 살펴보면, 전체 선물세트 매출이 2.1% 신장한 가운데, 3~5만원대는 6.2%로 가장 높은 신장을 기록했으며, 10만원 이상 선물세트는 3.2%로 두번째로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