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교복협회가 연 '학교주관구매 최저가입찰제'에 관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류기종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한국교복협회 제공
교복협회가 입을 열었다. 교복에 상한가를 두는 것은 찬성하지만 한 업체만이 해당 학교의 교복을 생산토록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단법인 한국교복협회(회장 진상준)는 12일 서울 중구 성공회성당별관에서 교육부가 2015년부터 전면 시행키로 한 '학교주관구매 최저가입찰제'에 대한 시급한 제도 개선과 범 정부차원의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복협회는 학교주관구매가 생산공장 여건 등 사전 준비에 긴 리드타임이 필요한 교복 생산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협회는 학교주관구매제 시행에 있어 '선 검증 후 도입', '합리적 검증과 소비자 동의' 등을 거쳐 시행할 것을 교육부에 끊임없이 요구했으나 교육부는 '학교주관구매 실시학교의 개별생산 금지'등의 내용을 담은 MOU체결을 강요했다며 학교주관구매제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진상준 한국교복협회 회장, 문승민 협회 전무, 류기종 대리점협력업체 대표, 김연희 봉제업체대표 등 교복업계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12일 한국교복협회가 연 '학교주관구매 최저가입찰제'에 관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진상준 협회장이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한국교복협회 제공
진상준 협회장은 "교복업계는 전국 5200여 중·고교를 대상으로 남녀 교복 8000여종을 입학식 전까지 공급하기 위해서 매 시즌 1년 전부터 각 학교에 맞는 원부자재를 확보하고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며 "학교주관구매제는 생산 현장과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으로 검증없이 시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 회장은 이어 "현실적으로 내년 입학식에 맞춰 교복을 납품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인데 교육부는 입는 시기를 늦추면 된다는 무사안일 한 태도로 일관한다"며 비판했다.
그는 또 교복업 종사자의 대량 실업 사태와 영세 교복업자의 줄도산 위기 등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당초 4월 말까지 입찰과 계약을 진행하겠다던 교육부의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6월부터 생산에 들어갔어야 할 공장들이 현재 휴·폐업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영세 교복대리점들은 수백억에 달하는 이월제품을 판매 한 번 하지 못한 채 폐기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류기종 대리점협력업체 대표는 "연간 매출이 10억 정도인 매장에서도 매입가 기준 5억5000만원 어치의 재고가 쌓여 있다"며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방법 마저 막힌 셈이다. 교복에 상한가를 두는 것은 맞지만 한 업체에서 한 학교의 교복만을 생산·판매토록 하는 것은 다 죽으라는 얘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