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이영현, 김연우, 이은미(왼쪽부터). /MBC
지난 2011년 MBC '나는 가수다'에서 시작된 노래 대결 프로그램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원조격인 '나는 가수다'가 뛰어난 가창력을 자랑하는 보컬리스트의 대결로 압축된다면 이후 생겨난 프로그램은 출연진·무대 연출·경연 방식 등에서 차이를 둬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방송 초기 아류 논란에 휩싸였던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무명가수부터 아이돌까지 여러 장르의 가수들이 출연해 가창력은 물론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선보여 시청률 전쟁에서 살아남았다. 특히 지난 4월 방송된 이선희 편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다. 무명 가수였던 베베비뇽의 벤은 방송을 통해 '리틀 이선희'라는 수식어를 얻고 노래 대결 프로그램의 단골손님이 됐다.
엠넷 '싱어게임' 1회 출연진. 윤민수 레이블(위), 휘성 레이블(아래). /CJ E&M
음악 전문 채널 엠넷은 최근 '100초전'과 '싱어게임'을 선보이며 '보컬 전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5월 방송된 4부작 '100초전'은 다양한 세대의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무대 위에 올라 오직 노래로만 현장 평가단의 선택을 받는 프로그램이다. 출연 가수들 대부분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로커 김경호는 걸그룹 크레용팝의 '어이'를 부르며 귀여운 안무까지 선보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싱어게임'은 가수 개인의 대결이 아닌 두 개의 소속사(레이블) 간의 대결이다. 프로그램은 각 레이블 소속 가수들이 총 3라운드에 걸쳐 각 주제에 맞는 무대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장 평가단 100명의 투표로 승패를 가르며 많은 표를 얻은 레이블이 승리와 함께 상금도 차지한다.
JTBC '히든싱어3' 특집 방송. 시즌2 '베스트 3'에 꼽힌 조성모 편. /JTBC
세 번째 시즌을 맞은 JTBC '히든싱어'는 초대 가수와 모창 대가들의 대결이다.
초대 가수는 자신의 노래를 똑같이 흉내 내는 참가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얼굴을 숨긴 채 오직 노래 실력으로만 본인이 진짜임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 시즌에 출연한 조성모는 2라운드에 자신의 데뷔곡 '투 헤븐'을 부르고 탈락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우승은 조성모보다 더 조성모 같은 목소리를 가진 일반인 참가자가 차지했다.
또 지난 시즌 휘성 편에 출연한 한 참가자는 휘성과 똑같은 목소리와 가창력을 선보이며 현장에서 태진아에게 발탁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원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는 다음달 3일 추석 특집편 녹화를 앞두고 있다. 현재 시나위·박기영·더원·플라이투더스카이가 출연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음악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