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을 거행한다.
시복 예식은 미사 초반, 참회 예식과 자비송을 바친 후에 시작한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안명옥(천주교 마산교구장) 주교와 124위 순교자 시복 건의 로마 주재 청원인으로 일해 온 김종수(로마 한인 신학원장) 신부가 시복청원을 하고 교황의 시복 선언이 이어지면 124위 복자화가 처음 공개된다.
신자들이 낭독하는 보편지향기도는 한국어·영어·중국어로 진행하며 고등학생·신학생·중국인 사제·수녀·임산부인 성당 주일학교 어머니 교사 등이 한 주제씩 맡아 낭독할 계획이다.
이외에 광화문에서 열릴 시복 미사 현장의 이모저모를 모았다.
◆거리는 가깝게, 미사는 간소하게
시복식은 최대한 소박하고 간소하게 진행한다. 일례로 봉헌예식에는 전례에 필요한 내용 이외의 다른 봉헌을 하지 않는다. 전례에 관한 모든 사항은 교황청 전례원과 협의를 거쳤다.
신자들과 직접 만나 교감하기를 원하는 교황의 뜻에 따라 교황과 시민의 거리는 최대한 좁혔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이날 시복식 행사를 위해 가로 7m·세로 1.5m·높이 0.9m의 제대를 설치했다. 제대 뒤로는 주문 제작한 십자가(가로3.6m·세로 4.6m)가 설치되고 행사장 곳곳에는 LED 전광판 24대를 둬 참석하는 교황과 신자들과의 거리감을 최대한 좁힐 계획이다.
◆'한복'입은 성모상·교황좌엔 '건곤감리'
시복미사 제대 한 켠에는 한복을 입은 성모상이 놓인다. 복건을 쓴 아기예수와 비녀를 꽂은 성모가 한복을 입고 인자한 미소를 띤 것이 특징이다. 교황이 미사 중 앉을 의자에는 '건곤감리' 4괘를 새겼다.
미사에서 교황은 라틴어를 사용하며 신자들은 한국어로 응답한다. 강론은 교황이 이탈리아어로 전하면 단락별로 한국어로 순차 통역된다.
◆전국 16개교구 추첨으로 참가구역 결정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시복미사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에서 서울광장(대한문)까지 1.2㎞를 6개 구역(S, A~E)으로 나누고 지난 6월 20일 전국 16개 교구 담당자들이 참석해 교구별 착석 구역을 배정하기 위한 추첨을 실시했다.
그 결과 교황이 자리하는 제대(광화문 앞)에서 가장 가까운 A구역에 배정된 교구는 춘천·원주·안동·인천 등 4개 교구로 결정됐다.
◆자원봉사자만 5000여명·제병 18만개 준비
시복미사 자원봉사에 나서는 이들은 무려 5000여명에 달한다.이들은 행사장 안내와 미사전례, 환경미화와 지방에서 올라오는 버스 1600여대의 주차관리 등을 담당한다.
성체분배는 평신도 700여명, 성직자 200명 등 900여명이 한다. 이들이 신자들에게 분배할 제병(밀가루로 만든 빵으로 미사 중 사제의 축성 후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한다)만 18만 개가 준비됐다.
◆새벽4시 입장, 입장권·신분증 지참해야
시복식 참가자들은 행사 시작 전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13개 출입구를 통해 입장한다. 입장은 새벽 4시부터 오전 7시까지 진행되며 안전을 위해 유리병 제품·페트병 음료· 플라스틱 재질의 음식 용기·우산 및 금속성 물건은 제한된다.
◆식수대·물품비치대 부스 25개
입장을 마친 참석자들에게는 모자와 방석·전례 예식서·서울 천주교순례길 가이드북 등이 전달된다. 깔끔한 뒷마무리를 위한 쓰레기봉투도 함께 나눠준다. 의료진과 식수대, 물품 비치대 등이 있는 부스는 행사장 안에 10개, 밖에 15개가 설치된다.
◆버스·지하철 등 일부 우회 운행
시복미사 당일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은 오전 4시 30분부터 조기 운행된다. 다만 이날 시복미사가 완전히 끝나는 오후 1시께 까지는 행사장 구역 내의 모든 역(시청역·경복궁역·광화문역)에서 열차가 무정차 통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