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오전 10시 15분 현재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 중이다.
교황이 순교자의 땅을 찾아 직접 시복미사를 거행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관례적으로 시복미사는 바티칸에서 교황청 시성성(시복 시성을 추진하는 기관) 장관 추기경이 교황을 대리해 거행해왔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오전 9시 10분 시청앞 광장에 도착해시청에서 광화문 앞까지 퍼레이드했으며 한국 신자들과 인사한 뒤 광화문 삼거리 앞 북측광장에 설치된 제대에서 시복미사를 집전했다.
미사 전에는 한국 최대 순교성지이자 이번에 시복될 124위 복자 중 가장 많은 27위가 순교한 서소문 성지도 참배했다.
시복식 미사에서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공동집전자로 교황의 양 옆에 섰다. 미사에는 교황 수행단 성직자 8명과 각국 주교 60여명,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한국 주교단 30여명 등 100명에 가까운 주교단이 함께 했다. 아울러 사제 1900여명과 사전 접수한 신자 약 17만 명이 미사에 참여했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농성텐트는 이순신 동상 앞에 1개동만 자리하고 있었다. 오전 9시 32분 경 교황은 퍼레이드 도중 세월 유가족들이 자리한 곳에 멈춰 차량에서 내렸다. 세월호 참사로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붙잡았다. 입술을 꼭 다문 교황은 김 씨와 잠시 기도했다.
김씨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노란색 봉투에 담긴 편지를 건넸다. 김씨는 이어 교황의 가슴에 달린 노란리본 배지를 바로잡아 주기도 했다.
미사 전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가 리스트의 '두 개의 전설' 중 첫째 곡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연주했다.
퍼레이드를 마친 교황은 제단에 올라 시복미사를 시작했다. 10시 30분 경 시복시성특별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가 교황께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 반열에 올려 주길 청원했고 교황은 사도 권위로 이들을 복자로 선포했다. 곧이어 124위가 그려진 복자화가 공개됐다.
2시간 가량의 시복미사가 끝나면 교황은 충북 음성 꽃동네로 향한다.
오후 4시 30분 꽃동네 '희망의 집'에서 장애아동 및 꽃동네 가족 200여명을 만날 예정이다. '희망의 집'에서는 꽃동네 '성모의 집' 장애아동 40여명, '희망의 집' 장애어른 20명, '구원의 집' 노인환자 8명, '천사의 집' 입양 대기 아기 8명, 호스피스 4명, 봉사자 및 수도자 75명이 교황을 맞는다.
이후 교황은 오픈카로 낙태된 아기들을 기억하는 '태아동산'으로 이동한다. 이 자리에는 각 교구에서 생명운동에 관련된 사제들이 함께하며 선교사 이구원 씨도 함께 교황을 맞는다. 교황은 이곳에서 생명을 위한 기도를 봉헌하고 묵상할 계획이다.
오후 5시15분 한국 수도자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이곳에서 한국 남녀수도자 4000여명을 만난다. 남자수도회장상협의회 회장 신상현 수사와 여자수도자장상연합회 이광옥 수녀가 교황을 영접할 계획이다.
연이어 한국 평신도들과도 만난다. '사랑의 영성원'으로 이동한 교황은 평신도 지도자 150여명을 만난다.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권길중 회장의 환영사와 교황의 연설(이탈리아어 진행)과 질의응답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