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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교황 방한]광화문광장 시복식, "가난한 사람과 함께 하자는 교황 말, 와 닿았다"

/교황방한위원회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화문광장에서 집전한 시복미사가 16일 오후 큰 탈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새벽 4시부터 입장을 시작해 장장 8시간에 걸친 대규모 행사였다.

행사장 내로 입장한 17만 명의 신자와 행사장 밖 인원까지 합하면 말 그대로 구름 인파가 몰렸지만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교황은 시복미사에 앞서 한국천주교회의 초기 신앙인들이 처형된 서소문 순교성지를 방문해 헌화했다. 현장에는 이날 새벽부터 자리를 잡고 있던 사람들을 포함해 수백명의 인원이 모여들었다.

/교황방한위원회 제공



본격적인 시복미사가 있기전, 교황은 시청 앞 광장에서 시복미사가 치러지는 광화문광장 제단까지 30여분간 퍼레이드를 했다.

오전 9시 10분 경 시청 앞 광장에 도착한 교황은 쏘울 차량에서 하얀색 오픈카로 갈아탔다. 교황은 환한 웃음으로 손을 흔들며 참가자들과 눈을 맞췄다. 현장은 "비바 파파"의 함성으로 곧 가득찼다.

교황은 어린 아이에 각별함을 보였다. 중간 중간 차를 멈추고는 이마에 입을 맞췄다. 입맞춤의 대상은 하나같이 다 어린 아이들이었다. 그때마다 박수와 환호성, 웃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복식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400여명도 함께 했다. 교황은 여지없이 그들을 위로했다.



오전 9시 32분 경 교황은 퍼레이드 도중 세월호 유가족들이 자리한 곳에 멈춰 차량에서 내렸다. 세월호 참사로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두 손을 붙잡았다. 입술을 꼭 다문 교황은 김 씨와 잠시 기도했다.

김씨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노란색 봉투에 담긴 편지를 건넸다. 김씨는 이어 교황의 가슴에 달린 노란리본 배지를 바로잡아 주기도 했다.

이 장면은 현장을 찾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참가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시복식과 함께 2시간 가량 시복미사가 진행됐다. 미사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은 복자가 됐다. 곧이어 124위가 그려진 복자화가 공개됐다.

시복미사에 참가한 황(45·여)씨는 "너무나 감동스러웠다"며 "미사 내내 울컥했는데 신자가 아니면 이런 감동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시각장애인 이(27·남)씨는 "이렇게 가까이에서 교황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장애인들을 위해 배려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생할 줄 알았는데 좌석도 맨 앞자리에 배치가 됐고 의자도 따로 마련돼 있어 불편없이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도 교황의 '낮은 행보'에 많은 이들은 감동했다.

서울에서 온 이(32·여)씨는 "특히 오늘 시복을 받게 된 우리 선조들의 그림이 공개되는 순간,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라며 "가톨릭 초기에 박해받은 위인들의 노고와 정신이 인정받게 된 거 같아 기분이 좋았고, 그들의 희생과 정신을 닮아야 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또 "가난한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는 교황의 말씀이 크게 와 닿았다"며 "세월호 유가족들 앞을 지나면서 차에서 내려 그들과 슬픔을 함께 한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감격스러웠고 울컥하는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그간 바쁘게 살아가며 사회적인 일들에 무뎌져있었는데 오늘 많은 것을 생각하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미사가 끝난 뒤 광화문광장 모습.



미사를 마친 신자들은 정해진 순서에 맞춰 질서를 유지하며 현장을 빠져 나왔다. 현장에 남아 있는 쓰레기도 봉지에 담아 가는 이들이 많았다. 지하철 역 앞에서는 '천천히, 두 줄을 서자'며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였다.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 8시간의 역사적인 행사는 이렇게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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