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도 이제 막바지다.
방한 나흘째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충남 서산에서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전 11시, 교황은 해미성지 내 해미순교기념전시관에서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 15명, 아시아 각국에서 온 추기경과 주교들 50여 명이 참석했다.
교황은 이날 연설을 통해 '진정한 대화'를 언급하며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황은 "공감하고 진지하게 수용하는 자세로 상대방에게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열 수 없다면 진정한 대화란 있을 수 없다"라며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의식하고 다른 이와 공감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대화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이어 "마음이 전달하고자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하고, 진정한 대화는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진정한 만남을 이끌어 낸다"고 말했다.
교황은 오후 4시 30분 경, 해미읍성으로 자리를 옮겨 아시아청년대회(AYD-KYD) 폐막 미사를 집전했다. 미사는 아시아 지역 23개국에서 온 6000여명의 청년들과 아시아 주교단 50여 명, 참석을 희망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개방됐다.
해미읍성은 조선 후기 천주교 신자 수천 명이 처형된 곳으로 '천주학 죄인'들의 시체를 내가던 읍성 서문과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비오)가 순교한 옥터가 있는 곳이다.
이에 앞선 지난 16일, 교황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역사적인 시복미사를 거행했다. 이날 참석인원은 신자 20만명을 포함해 약 8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을 집계했다.
이날 교황은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를 복자로 선언했다. 이와 함께 카퍼레이드 중에는 차에서 내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김영오 씨를 위로했다. 이 모습은 현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오후에는 충북 음성에 있는 꽃동네로 향했다.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드는 등 교황의 소탈하고 격없는 모습은 이곳에서도 이어졌다. 꽃동네 가족 200여명과 만난 교황은 몸이 성치 않은 장애인, 버려진 어린 아이, 뇌성마비 중증 환자 등 꽃동네 가족들을 한명 한명 찾아가 모두와 손을 맞잡고 인사했다.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 교황은 서울 명동성당에서 오전 10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다.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강론을 통해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맨 앞줄에 앉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3명을 비롯해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제주 강정마을 주민,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용산 참사 피해자 등 갈등과 대립으로 상처받은 이들이 초청됐다. 미사에 앞서 7대 종단지도자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미사 집전 후 오후 12시 45분, 서울공항에서 간단한 환송식을 가진 교황은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출국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