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오후,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했다.
이에 앞서 해미성지에서 아시아 주교들과 만나 오찬을 함께 한 교황은 오후 4시 경 2㎞에 걸친 카퍼레이드로 등장했다.
마련된 제단으로 이동하는 동안 여러 차례 차량을 멈춘 뒤 아기에 입맞춤을 하고 엄지손가락을 올리는 등 신자와 참석자들의 환영에 답했다.
해미읍성은 조선 후기 천주교 신자 수천명이 처형당한 곳으로 '천주학 죄인'들의 시체를 내가던 읍성 서문,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비오)가 순교한 옥터가 있는 곳이다.
미사 제단은 읍성 서문 옆에 마련됐다. 박해 당시 신자들이 죽어서 나간다는 읍성 서문은 '천국으로 가는 문'이라는 의미가 있다.
교황이 미사를 드릴 제대(祭臺)는 AYD에 참가한 23개국 청년들이 장식한 십자가를 조립해서 만들었다.
이날 미사는 AYD-KYD 참가자 청년들과 아시아 주교단 50여 명은 물론, 참석을 희망하는 사람들 모두에 개방됐다. 청년대회 참석자 6000여 명과 천주교 신자, 시민 등 5만여 명이 함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은 이탈리아어가 아닌 영어로 이뤄졌다. 영어는 아시아인 다수가 사용하는 언어인 만큼 최대한 많은 청년에게 통역없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사랑하는 젊은 친구 여러분'으로 시작한 교황의 강론은 "여러분들은 사회생활에 온전히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지니고 있다"라며 "두려워하지 말고 사회생활의 모든 측면에 신앙의 지혜를 불어넣으라"고 주문했다.
교황은 "우리에게 도움을 간청하는 사람들을 밀쳐 내지 말라"며 "도움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간청에 연민과 자비와 사랑으로 응답해 주시는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고 말하며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성덕의 아름다움과 복음의 기쁨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죄와 유혹을 또 그러한 압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