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5주기를 맞아 17일 개성공단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일행에게 화환과 조전을 전달한 북측 인사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로 확인됐다.
북한은 지난 14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의 통지문에서 "고위급 인사가 정중히 화환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양건은 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위원회 위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을 겸하며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실세로 알려졌다.
북측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명의로 된 화환과 조전인 만큼 고위급 간부를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양건 부장은 지난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측 조문단장인 김기남 당비서와 서울을 방문한 인연이 있다.
김양건 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 아래 2007년 3월 통일전선부장에 올랐고 그해 10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유명하다. 200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과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비밀접촉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처형된 장성택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고 올해 4월 초 이후 한동안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건강이상 등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그러나 지난달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남자축구대표팀 경기 관람을 수행한 데 이어 이번에 남측 인사들을 만나는 공개활동을 함으로써 다시 한번 건재를 확인했다.
한편 김양건은 개성공단을 방문한 방북단에게 "남한은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면서 왜 하필이면 한미군사훈련을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의원은 김 부장이 오늘 방북단을 맞이한 자리에서 남한은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모험을 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에 북한도 군사훈련을 하고 로켓을 발사하지 않느냐며 어떠한 경우라도 남북 교류협력의 기회를 포착해야 상호이익이라고 말하자 김 부장이 당 중앙위에 보고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