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바이 엔프라니 모델 최아라/엔프라니 제공
1990년대에 큰 사랑을 받았던 화장품 브랜드들이 속속 새 옷으로 갈아입으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장수 브랜드는 소비자와 두터운 신뢰를 구축한 것이 장점이긴 하지만 급변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최근 소비자에게 외면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변화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업체들이 새 단장을 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엔프라니의 경우 모기업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담은 세컨 브랜드 '디어 바이 엔프라니'를 지난해 말 론칭했다. 디어 바이 엔프라니는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올리브영 전용 브랜드로서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해 엔프라니보다 더 신선하고 젊은 이미지를 준다. 업체 측은 론칭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베이스 메이크업 라인 출시를 통해 지속적인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수 디어 바이 엔프라니 마케팅실 상무는 "세컨 브랜드는 기존 브랜드가 구축한 신뢰도와 충성 고객을 공유할 수 있어 실패 위험이 비교적 낮은 사업"이라며 "불경기에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는 모험 대신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새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컨 브랜드의 론칭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고 이미지 또한 신선해질 것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에이솔루션 트러블 포커스 라인 6종/애경 제공
애경의 에이솔루션은 올해 초 브랜드 전면 리뉴얼을 단행했다. 에이솔루션은 1998년 애경과 아주대 의대 피부과학교실이 공동으로 개발해 국내 최초의 여드름 화장품으로서 트러블 전문 시장을 형성·선도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형 브랜드숍과 같은 신규 유통채널이 새롭게 등장하며 에이솔루션은 한동안 적합한 판매채널을 찾지 못해 고전하기도 했다.
회사는 소비자 조사를 분석해 본 결과 여전히 에이솔루션의 인지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여드름을 포함한 트러블 케어 시장의 규모도 점점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2003년 국내 유일의 여드름 연구소(Acne Research Institute)를 설립·운영하며 얻은 연구 결과를 반영해 10대 전용 여드름 화장품에서 벗어나 20대 트러블성 피부까지 사용할 수 있는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리뉴얼을 실시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패키지 역시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으로 디자인해 전문성을 강조했다.
이달 초 코리아나 화장품은 1999년 컬러 마케팅의 붐을 일으켰던 엔시아를 리뉴얼해 '엔시아 에이징 컷'으로 재출시했다. 엔시아는 '오렌지색 엔시아' '초록색 엔시아'로 불리며 20~30대에게 큰 호응을 얻어 단일브랜드 누적 매출액이 2000억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라인 제품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리뉴얼을 마친 엔시아 중 수분과 브라이트닝 효과를 동시에 주는 아쿠아&화이트 라인은 중국·홍콩·싱가포르·미국·러시아·뉴질랜드 등 총 해외 10개국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백설희 코리아나 마케팅팀 브랜드 매니저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업그레이드된 제품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안티에이징 시장을 선도할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