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달 초 발표한 공직사회 혁신대책을 석촌지하차도 동공 발생 문제에 처음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 관계 부서 공무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동공 발생 원인이 지하철 9호선 부실공사로 추정되면서 해당 공법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서울시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대책에는 고위공직자의 정책 판단으로 공사장이나 시설물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해당 공무원의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최근 확인된 동공들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한 지역에서 7개나 무더기로 발견돼 시민 불안이 확산했고, 서울시가 미리 위험성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공사를 진행시킨 데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시 관계자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 조사단은 동공 발생에 대해 "1차 조사 결과 동공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해 석촌지하차도 하부를 통과하는 실드 터널 공사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드 공법은 원통형 강재를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는 것으로, 지반이 약한 곳에 적용할 때는 보완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지반 침하를 일으킬 수 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4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이러한 내용을 보고했으나 시는 형식적으로만 보완을 지시한 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결국 동공이 발생했다.
서울시는 해당 공사가 책임감리제로 진행됐기 때문에 책임과 보완 공사비는 시공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공직사회 혁신대책을 적용하면 부실공사를 그대로 진행시킨 시 공무원들도 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공사를 발주한 곳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고, 도시안전실이 안전 문제를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