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방한을 마치고 떠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교황은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며 "그에게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교황은 방한 기간 내내 노란 세월호 리본을 착용한 채 미사 등 각종 행사에 나섰고 이날 귀국 길 기자회견에도 리본은 교황의 왼쪽 가슴에 그대로 달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민은 침략의 치욕을 당하고 전쟁을 경험한 민족이지만 인간적인 품위를 잃지 않았다"면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났을 때 이분들이 침략으로 끌려가 이용을 당했지만 인간적인 품위를 잃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남북문제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단으로 많은 이산가족이 서로 상봉하지 못하는 것은 고통이다"면서도 남북한이 같은 언어를 쓰는 '한형제'인만큼 희망이 있다는 기대를 표했다.
교황청과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중국과 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교황은 "내게 중국에 갈 생각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당연하다. 내일이라도 가겠다'이다"라며 "교황청은 중국 국민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종교의 자유를 원할 뿐 다른 어떤 조건도 없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자신에게 쏠리는 대중적 관심에 대해 "인기라는 것은 기껏해야 2∼3년밖에 가지 않는다"면서 "거만해지지 않고자 내적으로 내 죄와 잘못을 돌이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