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삼총사'(왼쪽), MBC '마마'(오른쪽)/각각 CJ E&M, MBC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의 성적 이끌림을 가리키는 '케미(케미스트리)'가 최근 극중 인물들의 궁합을 가리키는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일요드라마 '삼총사'와 MBC 주말드라마 '마마'는 이성간의 케미가 아닌 동성간의 케미를 앞세워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두 드라마 모두 남녀 간의 로맨스가 존재하지만 각각 남자들의 의리와 여자들의 우정이 줄거리의 핵심이다.
'삼총사'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 소설과 소현세자의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원작·실록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인물들이 극을 이끌어 간다. 원작 달타냥에 해당되는 박달향(정용화 분)은 바람둥이가 아닌 첫사랑 윤서(서현진)와의 결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과에 도전하는 순정파다. 소현세자(이진욱 분) 역시 비운의 세자가 아닌 의협심과 장난기가 넘치는 인물로 그려진다.
박달향의 재능을 알아본 소현세자는 박달향의 첫사랑 윤서가 자신의 아내 강빈임을 알고도 질투심은 커녕 박달향이 무과에 합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현세자와 박달향은 강빈을 사이에 둔 연적이 아닌 함께 힘을 합쳐 불의와 싸우며 활약을 펼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소현세자와 함께 자칭 삼총사인 허승포(양동근 분)와 안민서(정해인 분)까지 네 남자의 의리 넘치는 이야기가 전개될 것으로 예고돼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마'는 브로맨스(브라더 로맨스의 약자·남성 캐릭터 간에 각별한 우정)에 비해 자주 다뤄지지 않았던 여자들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마마'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미혼모가 하나 뿐인 아들을 위해 가족을 만들어주려 생부를 찾아간다는 '막장 코드' 드라마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엔 특별한 인연으로 시작된 여자들의 우정이 있다. 한승희(송윤아 분)는 아이의 생부인 문태주(정준호 분)의 아내 서지은(문정희 분)에게 도움을 주며 인연을 시작한다. 문태주의 과거의 여자와 현재의 여자라는 친구가 되기엔 어려운 사이였던 한승희와 문정희는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시청자들은 두 여자의 우정에 대해 신선하고 공감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송윤아는 "문정희와 썸을 타듯 촬영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