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정규 음반 '에볼루션' 발표한 박재범
"앨범 만들며 부담감에 잠도 못이뤘다"
타이틀 곡 '소 굿' 마이클 잭슨에게 영감 받아
댄스곡부터 정통 힙합까지…다양한 장르 소화
홀로서기에 성공한 가수 박재범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 돌아왔다. 박재범은 2일 오후 7시 서울 합정동 메세나폴리스에서 두 번째 정규 앨범 '에볼루션(Evolution)'의 쇼케이스를 열고 솔로 가수 '제이 팍'으로서의 비상을 예고했다.
◆ '좋아(JOAH)'의 상큼함을 잇는 '소 굿(SO GOOD)'
첫 번째 정규 앨범 '뉴 브리드(New Breed)'에 이어 약 2년 6개월 만에 발표한 '에볼루션'은 이름 그대로 박재범이 가수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날 박재범은 "진화라는 뜻 그대로 스스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게 느껴져서 이런 제목을 지었다"며 "지난 2년 반 동안 발표했던 곡까지 포함해 총 17곡이 수록돼 있다"고 소개했다.
타이틀곡 '소 굿(So good)'은 그의 우상 마이클 잭슨에게서 영감을 받은 곡이다. 미디움 탬포의 경쾌한 댄스곡으로 박재범의 청량한 목소리와 밝은 가사가 특징이다. 특히 박재범의 '좋아(JOAH)'를 좋아했던 음악 팬들이라면 이번 '소 굿'에 크게 만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존경했던 뮤지션이지만 가수가 되고 나서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더 크게 느껴져서 더욱 좋아하기 시작했다. 마이클 잭슨에게 영감을 받지 않은 가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 굿'을 쓰고 나서 두 달 뒤에 마이클 잭슨의 '러브 네버 펠트 소 굿'이 공개돼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박재범은 노래 실력은 물론 자타공인 가요계 대표 춤꾼이다. '소 굿' 안무 역시 마이클 잭슨이 떠오른다. 그는 "문워크를 저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며 "특별한 포인트 안무는 없지만 마이클 잭슨 같으면서도 최신의 느낌도 가미됐다"며 펑키한 스텝을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 음악으로 연결된 식구, AOMG
박재범은 자신을 늘 따라다니는 아이돌 꼬리표와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해탈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어릴 때부터 힙합과 알앤비를 듣고 자랐고 제 삶 자체가 힙합이었다. 근데 그런 걸로 알려지지 않아서 답답했다"며 다소 거칠어 보이기도 하는 현재의 모습이 진짜 박재범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이런 사람인데 아이돌로만, 어떤 사건들로만 알려지니까 답답했다. 난 이런(힙합-알앤비) 음악 하는 사람이란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처음엔 잘 못했다"며 "솔로가 되고 나서 셀프 프로듀싱을 고집해 왔다. 근데 (음원 성적이) 잘 된 적이 없는 것 같다. 이건 제 고집 때문이다. 반응이 안 좋아도 제가 만족을 해야 한다. 이번 앨범도 장사를 위한 것이 아닌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 17곡이나 실은 이유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한 것"이라며 "당연히 (앨범을) 팔아야하지만 그걸 우선으로 두고 만든 앨범은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솔로 가수로서 안정된 길을 걸어오고 있는 박재범의 곁엔 그의 크루 AOMG가 있다. 사이먼 도미닉(쌈디)·그레이·로꼬·라도 등 힙합신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박재범의 음악 작업을 함께하는 동료이자 친구로서 자리하고 있다.
이번 앨범 수록곡도 역시 박재범의 오랜 친구인 차차말론과 AOMG 대표 프로듀서 그레이의 손을 거친 곡들이 대부분이다. 그는 "혼자 작업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게 즐겁다"며 "주위에 훌륭한 아티스트가 많아서 영광이다. 서로 존중하면서 많이 배우려 한다. 그래야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노력형 아티스트
이번 앨범 한 장으로 박재범의 전부를 설명할 순 없지만 그 어떤 아이돌도 해내지 못했던 길을 걸어온 제이 팍(JAY PARK)의 아이덴티티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타이틀 곡 '소 굿'을 비롯해 '좋아' '아이 라이크 투 파티' 등은 박재범의 발랄한 매력이 담겨져 있다. '웰컴' '올라타' 등 끈적한 비트의 알앤비 곡과 '사실이야' 'GGG' '미친놈' 등의 거친 힙합곡은 박재범의 장르 소화 능력과 다양한 매력을 보여준다.
그는 '에볼루션' 앨범을 준비하면서 부담감에 잠을 이루지 못한 날도 많았다고 밝혔다. 박재범은 "2,3년 전에 만든 노래들을 들어보면 한국말도 서툴러서 가사도 잘 못쓰고 실력도 부족해서 어색하고 부끄럽다"며 "지금 노래도 5년 뒤에 들어보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사람은 계속 성장해야 하는 게 맞으니까. 그런 과정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재범은 "오랜만에 음악 방송에도 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소 굿' 활동을 하면서 세 번째 음반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해 노력형 아티스트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