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설비투자 줄이고 R&D투자 크게 늘려
삼성·현대차 등 4대 그룹이 투자 주도…전체 73% 차지
30대 그룹이 극심한 경기 부진으로 설비투자는 줄였지만,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에는 돈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액은 38조900원으로 전년 대비 1000억원 가량(-0.3%) 줄었지만, R&D 투자액은 16조2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7.3%) 늘었다.
R&D 투자는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이 투자를 주도했고, 30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3%에 달했다. 이들 그룹을 제외한 투자 증가율은 -9%로 뒷걸음질 쳤다.
3일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30대 그룹 167개 상장사(금융사 제외)의 올 상반기 유·무형자산 및 R&D 투자를 조사한 결과, 56조3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55조3900억원에 비해 9200억원(1.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 규모로는 설비투자액(유형자산 취득)이 38조900억원(67.6%)로 3분의 2를 차지했지만, 전년 동기 38조1900억원과 비교하면 1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R&D투자액은 16조1800억원으로 전년 15조8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늘었고, 비중도 27.2%에서 28.7%로 높아졌다. 나머지 2조원은 지적재산 등 무형자산 증가분이다.
30대 그룹 중 상반기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은 설비에 11조2500억원, R&D에 8조5000억원 등 20조200억원을 투자했다. 설비와 R&D 모두 전년 대비 8.9%, 6% 증가했다. 2~4위는 LG, SK, 현대차그룹이 나란히 차지했다.
LG는 올 상반기 8조8900억원을 투자해 2위에 올랐지만, 전년 9조2900억원에 비해 4.3%가 감소했다. 설비투자가 8.1% 줄었지만, R&D투자는 3조2600억원으로 1000억 원(3.2%) 늘었다.
SK는 상반기 투자액이 7조6300억원으로 3위였지만, 전년 대비 증가분은 2조6000억원으로 30대 그룹 중 가장 컸다. 투자액 증가율도 51%에 달했다. 투자액의 대부분은 설비투자에 사용됐고, 전년 대비 2조900억원 가량 늘어난 6조300억원 규모였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신제품 생산 장비를 교체하고, 경기도 이천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며 1조5000억원 가량 설비투자를 늘렸다. SK는 R&D투자도 8800억원에서 1조원으로 12.9% 늘렸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4조5500억원을 투자해 4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상반기 5조5000억원에 비해 17.3%가 줄었는데 이는 현대제철의 3고로 공사가 완료되는 등 그룹 내 굵직한 투자가 지난해 일단락 된 탓이다. 설비투자를 줄인 대신 R&D투자는 전년 대비 12.3%나 늘린 1조7300억원을 집행했다.
이들 4대 그룹의 투자액은 41조900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 투자액의 73%를 차지했다.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9.7%에서 3.3%포인트 높아졌다.
4대 그룹을 제외할 경우 투자액은 15조2300억원으로 전년 16조7800억원보다 9.3% 줄어든다.
포스코가 2조6300억원 투자로 5위를 차지했고, KT(1조9000억원), 한진(1조4200억원), 롯데(1조2600억원), CJ(1조원)가 1조 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어 현대중공업(9300억원)이 '톱 10'에 포함됐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의 투자액이 18조9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는 삼성그룹 전체 투자액의 90.4%, 30대 그룹 전체 투자의 32.1%에 이르는 규모다.
SK하이닉스가 3조7000억원으로 2위였고, LG전자(2조8600억원)→LG디스플레이(2조6500억원)→포스코(2조4700억원)→현대차(1조8900억원)→KT(1조8400억원)→SK이노베이션(1조4500억원)→대한항공(1조3800억원)→LG화학(1조3000억원) 순이었다. 톱 10 중 7개 기업이 4대 그룹 계열사였다.
30대 그룹 중 전년 대비 투자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SK(2조6000억원)였고, 삼성이 1조2500억원으로 2위였다.
OCI(2770억원), 현대중공업(2660억원), 금호아시아나(2320억원) 등은 2000억원 이상 투자를 늘렸고, 현대(1740억원), 신세계(1700억원), 한진(1440억원), 에쓰-오일(1280억원)도 1000억원 이상 늘렸다.